[사설]여름을 이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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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름을 이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 승인 2013-08-08 18:35
  • 신문게재 2013-08-09 21면
49일간의 긴 장마가 끝나고 찾아온 무더위가 심상치 않다. 마치 폭염과의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8일 폭염경보가 내려진 대전의 낮 최고 기온은 34.1도를 기록한 가운데 울산의 일부 지점 수은주가 40도까지 오를 정도로 무더위가 기승을 떨쳤다. 폭염으로 인한 냉방 수요가 크게 늘면서 급기야 전력수급경보까지 발령됐다.

이날 오후 한때 순간 전력수요가 올여름 들어 가장 높은 7430만㎾를 넘어서면서 예비전력이 370만㎾ 가까이까지 떨어졌던 것이다. 다음 주까지는 위태위태한 전력수급경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각 기업의 절전조업은 물론 기관과 가정에서의 지혜로운 절전 실행이 요구된다. 전력도 전력이지만 이처럼 무더위와 싸울 때는 각종 안전사고에도 유념해야 한다.

태안 꽃지해수욕장 인근 화단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자던 두 자매가 음주차량에 치여 숨지는 불상사 역시 전형적인 여름철 안전사고 가운데 하나다. 태안 사설 해병캠프 사고는 물론 노량진 수몰사고 등도 여름철 안전사고인 것이다. 이들 사고 모두가 안전을 고려해 철저한 규정 준수가 뒤따랐다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는 점에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여름철 피서지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건·사고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충남경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올 여름경찰관서에서 검거된 사범 가운데는 성범죄 6건을 비롯해 절도 22건, 폭력 17건, 기타형사범 33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여름과 엇비슷한 수치로 매년 여름마다 되풀이되는 범죄인 것이다.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요즘에는 이 같은 사건·사고 뿐 아니라 달동네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의 손길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최악의 폭염이 지속되는 요즘과 같은 여름철에도 선풍기 하나에 의지한 채 살아가는 독거노인들의 경우 주거환경 자체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정부가 우려하는 블랙아웃이라도 되는 경우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 힘든 이들에게 위험이 따르기 십상이다. 따라서 정부나 자치단체는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때를 대비한 만반의 대책 또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민 모두에게 힘겨운 폭염과의 전쟁을 이겨내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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