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전 11시30분 황민하와 조승민의 경기를 시작으로 한국 대표팀과 대전 대표팀의 카뎃 남자부 단체전 준결승이 펼쳐졌다. |
[르포] 코리아주니어오픈 국제탁구
“한국 대표팀과 대전 대표(지역 와일드카드)팀이 준결승에서 맞붙어요.”
1일 대전대 맥센터 본부석 한편에서는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를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카뎃 남자부 단체전 준결승에서 한국 대표팀과 대전 대표팀이 만나게 된 것.
한국 대표팀에는 김대우와 안재현(2학년), 대전 대표팀에는 조승민, 이장목, 박경석(3학년)이 있어 동산중 선·후배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지난달 31일부터 대전대 맥센터에서 열린 'ITTF 2013 코리아주니어오픈 국제탁구대회'는 30가 넘는 더운 날씨에도 선수들과 관람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14개국 선수와 관람객 1000여 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주니어(18세 미만)와 카뎃(15세 미만)으로 나뉘어 단체전, 개인 단식, 개인 복식으로 치러지고 최후의 승자를 가린다.
이번 대회는 '2014 청소년 올림픽 예선전'을 겸하고 있어, 그 어느 대회보다도 열기가 뜨거웠다.
오전 11시30분 경기장 밖에 출전 순서대로 줄지어 선 양팀 선수들의 표정에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마주선 동산중 선수들은 같은 학교 선·후배지만 아무래도 친분을 과시하기는 힘들어보였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양팀 선수들이 경쟁을 벌이자 선수·감독·관람객들의 환호성과 탄식, 박수소리가 매 순간 이어졌다.
선수들은 작은 바람에도 탁구공이 쉽게 움직이기 때문에 에어컨도 켜지 않은 채 40~50의 체감 온도를 느끼며 연신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1경기 황민하(한국 대표팀)와 조승민의 단식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던 경기는 5세트만에 조승민의 승리로 끝이났다.
김대우와 이장목의 단식 2경기.
선·후배의 양보없는 '동산중 더비'가 펼쳐졌다.
경기 중간마다 양팀 감독은 조용한 목소리로 작전을 지시하고, 선수들은 땀을 닦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긴장감이 감도는 경기장에서 감독과 선수의 속삭임이 어떤 소리보다 더 크게 들려왔다.
결과는 이장목의 3-0 승리.
복식에서는 한국 대표팀이 환상적인 하모니를 과시하며 승리를 챙겼지만, 4경기에서 이장목이 황민아를 3-1로 꺾었다.
탄식과 환호성이 교차한 순간이었다.
결국 결승전 티켓은 대전 대표팀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후 대전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대만을 3-0으로 누르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장목은 “동산중 후배들과 붙게돼서 더 긴장했지만,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며 “대회가 끝날때까지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내내 자리에 앉지도 않고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권오신 동산중 탁구부 감독.
권 감독은 “준결승전에 올라온 두 팀에 동산중 선수가 5명이나 있어서 기쁠 따름이다”라면서 “대회 최초로 지역 와일드카드팀이 우승을 거머쥐고, 동산중 탁구 실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재 기자 young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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