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만 켰을 뿐인데… 스마트폰 데이터 로밍 요금폭단

콘텐츠 자동업데이트 설정땐, 눈깜짝할 새 많은 요금 발생 단말기·유심카드 분실땐 가입 이통사에 즉시 신고해야

#1. A씨는 지난해 7월 중국 공항에서 휴대폰 전원을 켜고 얼마되지 않아 '데이터 로밍 요금이 10만원을 초과해 데이터 로밍을 차단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이동통신사에 문의했지만 “콘텐츠 자동 업데이트로 정상 요금이 부과됐고, 데이터를 차단하도록 사전 안내 문자를 전송한 만큼 이동통신사는 책임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동통신사별로 '데이터 로밍 월 상한 서비스'를 운영해 초과시 자동차단됐지만 원치 않는 10만원의 요금을 물게 된 것이다.

#2. B씨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휴대폰을 분실한 뒤 귀국해 이동통신사에 신고했다. 하지만 당시 제3자가 B씨의 휴대폰을 사용, 140만원의 로밍요금 청구서를 받았다. 분실신고 이전 발생한 요금에 대해서는 통신사의 책임을 묻기 어려워 B씨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로밍요금을 냈다.

#3. C씨는 지난해 5월 중국 광저우로 출장을 가면서 이동통신사에 무제한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신청했다. 하지만 현지에서 통신장애가 발생, 이메일과 음성통화를 이용하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 C씨는 이동통신사의 확인 결과, 현지에서 통신장애가 확인돼 데이터로밍정액요금제 등 일부 요금을 감면받았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해외여행객은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휴가를 떠나지 못한다는 직장인도 많지만 국내보다 해외로 출국하는 여행객 또한 급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급속도로 보급된 스마트폰 해외로밍 서비스와 관련한 소비자 상담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스마트폰의 자동로밍 기능만 믿고 출국한 뒤 무심코 사용했다가 데이터로밍 요금 폭탄을 맞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상담 건수 급증=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해외로밍 서비스와 관련한 상담이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상담 건수를 살펴보면 2010년 105건이던 것이 2011년 164건, 2012년 173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지난 6월말 현재 110건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61건이 접수된 것을 비교했을 때 올해는 지난해보다 80.3%나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피해구제 건수도 2010년 11건이던 것이 2011년 14건, 2012년 18건, 올 상반기에는 6건에 이르고 있다.

▲데이터 로밍요금 과다 청구 빈번=201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로밍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49건을 분석한 결과, 데이터 로밍요금 과다 청구가 25건(51.0%)으로 가장 많았다. 데이터 로밍은 해외에서도 인터넷이나 메일, 지도검색 등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국내에서 이용 중인 정액요금제와 관계없이 적게는 수십배, 많게는 수백배 비싼 별도의 로밍요금이 부과된다. 특히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이나 이메일 등이 자동 업데이트(동기화)로 설정된 경우 해외에서 전원을 켜는 순간 자동으로 인터넷에 접속되면서 순식간에 많은 요금이 발생한다.

이어 통신장애 또는 로밍서비스 불가 8건(16.3%), 단말기 분실에 따른 부정사용 6건(12.2%), 기타 로밍요금 불만 6건(12.2%), 기타 4건(8.2%) 등이다.

▲소비자 주의 사항=사용하는 휴대폰 기종과 입국 지역에 따라 로밍 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출국 전에 반드시 확인한다.

해외 로밍 중에는 국내에서 이용중인 요금제의 데이터, 음성 등 기본혜택이 적용되지 않고, 국내 요금제와 별도의 요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로밍 요금제를 체크한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이 자동 업데이트로 설정된 경우 현지에서 전원을 켜는 순간 해당 콘텐츠가 자동 업데이트 되면서 요금이 발생할 수 있어 특히 주의한다.

특히 데이터 로밍을 차단하지 않아 발생한 요금은 이동통신사에 책임을 묻기 어려워 데이터 로밍을 차단하거나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무제한 또는 정액요금제에 가입한 뒤 출국한다.

해외에서 단말기나 유심카드를 분실했을 경우 타인이 습득해 사용하면 막대한 로밍요금이 발생하는 만큼 단말기 분실시 서둘러 가입한 이동통신사에 신고한다.

이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