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샘 파르니아·조쉬 영 지음 |
우리가 죽을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이것은 가장 오래된 미스터리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갖고 있지만 결국 죽은 사람을 살려서 얘기를 들어보지 않는 한 뭘 알 수 있을까라고 한계를 긋기 마련이다. 그러나 소생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죽은 사람이 돌아오고 있다. 자신이 죽은 이후 자신의 몸에서 빠져나온 또 다른 자신(의식 또는 영혼)이 죽은 자신 주변에서 얘기를 나누는 의사나 간호사, 가족들을 천장에서 바라보거나, 따스한 빛이나 한없이 자비롭고 아름다운 존재와 만났던 경험담을 들려주는 수많은 사례가 생겨났다.
예전에는 종교나 철학 관점에서 이러한 현상을 보려고 했다면 이 책은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의학박사이자 철학박사인 샘 파르니아가 조쉬 영과 함께 쓴 신간 죽음을 다시 쓴다(원제:Erasing Death)는 이런 점에서 진지하게 주목할 만한 책이다. 저자의 관심도 죽음 이후의 인간 의식으로 향한다. 다만, 기존 책과 큰 차이는 첨단 과학의 관점에서 죽음 이후 현상을 살펴본다는 점이다.
저자는 삶과 죽음의 운명이 갈리는 수많은 심장정지 환자를 치료하면서 절감한 소생과학의 중요성과 체계화에 대한 필요성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동시에 진보하고 있는 소생과학의 힘을 빌려 그가 죽음의 문턱에서 되살린 많은 사람들이 증언하는 실제사망체험에 주목하고, 엄밀한 과학적 접근으로 인간의 본질과 죽음의 실체를 밝히고 있다.
과거에는 죽음이나 인간의 영혼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도 없었고 죽음 이후에 벌어지는 일을 생물학적이나 인지적인 관점에서 연구하려는 시도가 없었지만, 최근 과학적 진보가 죽음을 최종적이고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낡은 관념을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죽음 근처에 갔다 온 사람들이 아니라 실제 의학적으로나 객관적으로 죽었던 사람들(실제사망체험자)을 연구한다고 말한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 몇분 내지 몇시간을 머물렀다 다시 살아난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물음에 과학적으로 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낸 것이다.
또한 뇌가 정지하고 육체가 사망한 이후에도 인간의 의식(또는 영혼)이 존재하는 현상을 어웨어 연구를 통해 입증하고 있다.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되살린 많은 사람이 증언하는 체험에 주목했다. 의학적으로나 객관적으로 '죽었던' 사람들까지 연구했다는 도발적인 주장도 내놓는다.
저자는 “죽음은 더 이상 절대적인 순간이 아니며 죽음이 일어나고 여러 시간이 지난 후에도 되돌릴 수 있다”며 “과학의 발달로 인해 심장이 멈추고 뇌가 정지한 이후에도 죽음에서 되돌아온 사람들의 숫자가 날로 늘어가고 있고, 그들이 죽었다가 되살아난 시간 사이에 겪었던 경험들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인간의 의식이 뇌와는 별개인 과학적 실체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인다. 의식, 즉 영혼은 사후에도 존속하는 참된 실체이며 객관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샘 파르니아·조쉬 영 지음/박수철 옮김/페퍼민트/340쪽/1만6000원.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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