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색 기행'에 나선 초등생들이 지난달 6일 동구 가양동 박팽년유허비를 방문, 기념촬영하고 있다. |
요즘 아이들에게 도서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예전에 비해 재미있는 책들도 많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도서관이 너무 멀어 자주 가기가 힘들다는 아쉬움도 클 것이다. '우리 마을에도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엄마들이 마음을 모아 대전에도 16개(대전마을어린이도서관협의회 소속)의 마을어린이도서관이 생겼다.
하지만 순수 자원 봉사자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어 도서관 운영도 힘든 형편이기에 도서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는 어려운 점도 많다.
대덕구의 마을어린이도서관들도 그런 사정은 모두 마찬가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 2012년 대전시에서 지원해주는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 사업에 또바기도서관에서 신청한 대덕구 마을 탐험 프로그램이 선정됐다.
이 탐험 프로그램은 또바기 도서관을 포함한 대덕구 관내 4개 마을어린이도서관이 함께 진행, 대덕구의 대화동, 연축동, 비래동, 송촌동 지역을 탐험하며 자기가 살고 있는 고장에서 다양한 체험활동도 해 보고 탐험당시 찍은 사진으로 달력도 만들어 보는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하게 됐다. 마을 어린이들과 주민들의 반응도 매우 좋아 올해도 같은 사업에 지원을 하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4색 기행이라는 주제로 대덕구를 제외한 대전의 4개 구를 탐험하기로 하고 지난 6월1일 첫 탐험을 시작했다. 6월에 중구탐험으로 신채호 생가를, 7월6일에는 동구탐험으로 가양동 우암사적공원과 박팽년유허비를 다녀왔다.
오는 24일에는 유성구에 있는 지질박물관과 시민천문대를 방문하고 9월 28일에는 서구의 한밭수목원을 탐방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또바기어린이도서관에서는 영화보기, 마당극, 평화기행, 마을잔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끼리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제 얼굴이 찍힌 달력을 받았을 때였어요. 올해도 계속 하고 싶은데 중학생이 되어 마을탐험을 못하게 된 것이 아쉬워요.”(2012 마을탐험에 참여한 회덕중 1학년 송가연).
“할 일 없던 토요일이 즐거워졌어요. 전에는 지나가면서도 몰랐던 대전의 여러 지역에 대해 알 수 있게 됐고 대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1주일에 한 번씩 했으면 좋겠어요.”(2013 4색기행에 참여한 와동초 5학년 김비)
아이들의 이런 반응을 들을 때 도서관 선생님들은 가장 힘이 난단다.
“아이들의 손잡고 가까운 마을 어린이 도서관을 찾아보세요. 작지만 소중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거예요.” 또바기 어린이 도서관장 전현숙씨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안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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