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책임있는 행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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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책임있는 행정이 필요하다

  • 승인 2013-07-31 18:25
  • 신문게재 2013-08-01 6면
  • 김영재 기자김영재 기자
중구가 택시운전사 운동기구를 설치한 뒤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서 지역 주민 여론이 따갑다.

더구나 관리책임을 두고 부서간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할 자치구가 해당 사업과 관련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전시행정으로 결국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체육시설 관리를 맡은 과(課)는 사후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이를 설치한 곳은 부서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반면, 운동기구를 설치한 과(課)는 이를 관리할 예산도 없을뿐더러 관리책임도 없다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주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인데 행정 당국에선 서로 '네 탓'만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는 사이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가 됐다.

중구가 설치한 택시운전사 운동기구는 모두 5대. 1대당 200만~500만원인 것을 생각하면,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2500만원의 예산을 쏟은 사업이다. 운동기구 설치를 위한 예산이 1년에 2000만원(시비 1000만원ㆍ구비 1000만원)인 것을 감안해도 결코 적지 않은 사업비다.

적잖은 시민 혈세가 투입됐음에도 행정 당국이 관리를 하지 않아 해당 시설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지 오래다. 실제 문화동 계백로에 설치된 운동기구는 불법 옥외광고물을 받치는 지지대 역할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정작 이 시설을 찾아 운동을 하는 주민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주정차 구역이 아닌 곳에 운동기구를 설치해 불법주정차를 유발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민 복지를 위해 설치한 시설이 행정 당국의 무관심으로 오히려 주민들을 짜증나게 하는 것이다. 30만 명 안팎의 주민 행정을 맡고 있는 자치구는 할 일이 태산이다.

단체장이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대형 건축사업도 있고 최근 행정수요가 부쩍 늘어나는 복지 분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교통, 문화, 주민자치 쪽에도 한눈을 팔 수 없다.

이들 사업과 비교할 때 택시운전사 운동기구 사업은 분명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그렇다고 이에 대한 책임도 작다고 생각하면 행정 당국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애초 주민들의 건강과 복지 증진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라면 주민들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를 잘해야 하는 것이 맞다.

사소한 일에도 행정기관이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일 때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다.

택시운전사 운동기구 관리와 중구가 앞으로 행정 기관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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