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원칙과 변화로 '각' 잡은 충청뚝심

[중도초대석] 원칙과 변화로 '각' 잡은 충청뚝심

홍성에 충남지구회관 건립… 1억 쾌척 척추병 환자 75명 무료시술 지원추진

  • 승인 2013-07-30 21:24
  • 신문게재 2013-07-31 11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중도초대석]양희권 국제라이온스협회 356-F(충남·세종)지구 신임총재

▲ 대한민국의 '양념치킨'을 만든 남자, 양희권 페리카나 회장은 20여년 동안 하루 4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열정적으로 달려온 수십년 세월, 땀과 노력으로 꿈을 이룬 것은 물론 이웃을 위한 '참봉사'의 기쁨까지 알게 돼 더욱 감사하다고 말한다.
▲ 대한민국의 '양념치킨'을 만든 남자, 양희권 페리카나 회장은 20여년 동안 하루 4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열정적으로 달려온 수십년 세월, 땀과 노력으로 꿈을 이룬 것은 물론 이웃을 위한 '참봉사'의 기쁨까지 알게 돼 더욱 감사하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대표 치킨 브랜드 '페리카나'.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의 원조이자 최장수 치킨 브랜드다. 1982년 창립, 업계 최초로 양념치킨을 선보이며 대한민국의 입맛을 바꿨다. 창립 31주년을 맞은 장수 기업으로 1400여개의 가맹점을 통해 '치킨'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통닭'을 '치킨'으로 바꾸며 치킨문화의 선두주자로 달려온 '페리카나'의 성공비결에는 충청사나이의 뚝심이 있었다.

1954년생 홍성 출신의 양희권 페리카나 회장(59)은 20여년 동안 하루에 4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뜨겁게 땀 흘리며 열정적으로 달려온 세월, 양 회장의 행보는 대한민국의 '양념치킨'을 만든 사람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수성가한 사업인에서 한발 더 나아가 땀으로 일궈낸 부와 성공을 '지역을 위해 봉사'하며 이웃을 위해 나누고 있다.
봉사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고 얼굴 인상까지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다는 양 회장이 지난 17일 국제라이온스협회 356-F(충남·세종)지구 신임총재(2013-2014)로 취임했다. 충남·세종 라이온스의 수장인 양 신임 총재를 지난 24일 계룡시 두마면 왕대리 페리카나 본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충남라이온스 총재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한데요.
“제가 24년의 라이온활동에서 얻은 봉사와 사랑, 열정을 바탕으로 충남과 세종의 4400여 라이온과 함께 참봉사를 펼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1년 임기 동안 'go together(고 투게더)! 모두 함께' 라는 슬로건으로 라이온 회원들과 함께 동행하며 총재의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취임사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봉사를 강조하셨는데요.
“세계 최대의 봉사단체라는 명성에 부합되도록 국내외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지구내 15개 시군의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척추병 환우 75명에게 우리병원에서 무료시술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사랑의 집고치기 운동 등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를 지속적으로 할 생각입니다.”
-대전지구와 충남지구가 분리되면서 충남라이온스지구회관 건립이 관심사인데요. 취임과 함께 건립기금 1억원을 내놓으셨죠?
“기금 1억원은 저를 응원하는 의미에서 아내가 내놓은 겁니다. 원활한 지구운영을 위해 임기내 지구회관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홍성에 20억원을 들여 부지 1600여㎡(500평)에 3층 건물로 지으려 합니다. 당초 천안에 신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도청 신도시 인근, 충남의 중앙에 위치하는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 양희권 회장의 '닭사랑'은 25년간 세계 각국에서 2000여점의 닭 수집품을 모을 만큼 유별나다. 영국에서 사온 닭 기념품을 들고 있는 양회장의 모습.
▲ 양희권 회장의 '닭사랑'은 25년간 세계 각국에서 2000여점의 닭 수집품을 모을 만큼 유별나다. 영국에서 사온 닭 기념품을 들고 있는 양회장의 모습.
-결례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인상이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좋아지셨습니다. 밝아지고 부드러워지고 편안해지고 젊어진 느낌이 드는데 비결이라도 있으신지요?(하하)
“굳이 비결이 있다면 '참 봉사'를 위해 노력한 덕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30년 가까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10년 전만 해도 솔직히 '마음에 와닿는' 봉사가 아니라 '형식적인' 봉사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고, 그 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진정 감사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러다보니 더욱 적극적으로 봉사를 하게 되고, 마음도 더 편해지고 인상도 부드러워진 것 같습니다. 진짜 부자는 돈이 많아서 부자가 아니라 마음이 풍요롭고 많이 베푸는 사람, 마음이 넉넉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원리'와 '원칙'을 중시하는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위에서 다소 오해를 사는 경우도 꽤 있으셨지요?
“지금도 저는 원칙을 중요시하고 변칙이 싫습니다. 이번 총재 취임식도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행사로 치르기 위해 노력했고 그런 의미에서 정치권이나 지자체장들로부터 축사를 부탁하지 않고 축전만 받았습니다. 바쁜 분들이 축사 몇마디 하러 2시간씩 와서 앉아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저도 어느 단체든 행사에 참석하면 끝까지 자리를 지키려 노력하고, 잠깐 들러서 얼굴만 보이고 가는 행사에는 차라리 가지 않습니다.
사람을 대할 때도 성심껏 대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개중에는 '악수는 이 사람과 하면서, 눈은 다른 사람을 보며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보면 이해를 못하겠고 제 원칙에서 비껴나는 사람은 상대조차 하지 않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다보니 지금은 '사람은 다 다를 수 있다'는 생각에 좀 더 이해하고 포용하려고 애쓰게 된 것 같습니다. '나도 못난 사람이다','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남에 대한 비판도 줄어들고 인상도 더 부드러워진 것 같습니다.”

-사업하실 때도 나름의 원칙을 중시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살아가는, 나름의 '각'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각잡힌' 사나이인거죠(하하). 구겨진 옷은 입지 않고, 행사장에 갈 때도 나비넥타이를 챙깁니다. 제가 스스로 저를 관리하면서 그 행사장에 맞도록 예의를 갖춥니다. 공장에서 일할 때는 현장 분위기에 맞게 작업복으로 갈아입습니다. '각을 잡는다'는 것은 일종의 자존심입니다. 사업하는 사람의 삶은 흐트러진 모습이 많이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페리카나 치킨 소스를 만들 때도, 방부제 없이 신선재료만을 고집합니다. 그래서 보관기간이 짧지만, 그게 '원칙적'으로 국민건강을 위해 맞다고 생각합니다. 양념치킨 소스에는 20여가지 재료가 들어가는데 소스 개발도 제가 직접 했답니다.”

▲ 17일 열린 국제라이온스협회 356-F지구 총재 이·취임식에서 양희권 신임 총재와 아내 송영미씨가 1남2녀의 자녀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br />라이온스 356-F지구 제공
▲ 17일 열린 국제라이온스협회 356-F지구 총재 이·취임식에서 양희권 신임 총재와 아내 송영미씨가 1남2녀의 자녀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라이온스 356-F지구 제공
-유년시절 이야기를 좀 해주시죠.
“2남3녀 중 첫째 아들로 태어났고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셨습니다. 어릴 때는 비교적 유복했다고 하는데 어려서 기억이 안나고, 집안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졌습니다. 부모님이 사고로 수술을 여러 차례 받으셔야 했기에 제가 장남으로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됐습니다. 공부는 검정고시로 했고 '생계곤란자'로 판정을 받아 방위로 군복무를 마쳤습니다. 어느 일간지에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 '500가지 직업을 가졌던 사나이'라고 실리기도 했는데 그만큼 어릴 때부터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일을 하며 세상을 배웠습니다.”

-자수성가를 하신건데, 성공의 비결을 알려주신다면?
“특별한 비결은 없고 오로지 노력의 결과입니다. 다만 IMF 외환위기 같은 급격한 변화와 위기의 시기에 비교적 대처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점에 어느 변화가 와서 어려워질지 모르기에 항상 방어대책을 생각해두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는 지금도 어음이 없습니다.”

-그래도 나름의 성공비결 같은게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삶을 돌아보면 기회와 타이밍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는 6번의 기회가 온다지만 기회를 흘려보내는 사람이 많은데 저는 그 기회를 잘 다듬어서 제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IMF 외환위기 때 골프장(에딘버러)을 인수한 것도 기회와 타이밍을 놓치지 않은 덕분입니다. 청년시절 여러가지 일을 해보면서 경험에 의해 기회를 보는 눈이 늘었던 것도 한 몫 했겠지요.”

-페리카나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도, 남다른 눈이 있었던 덕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사업 동기는 33년전에 우연찮게 찾아왔습니다. 당시에는'통닭'이지, '치킨'이라는 말조차 없던 시절 미국에 갔다가 우연히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사업이 눈에 들어왔고 '이게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식품 쪽에서 구상한 것이 바로 치킨이었습니다.”

-치킨사업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기까지 위기는 없었는지요?
“조류독감 같은 위기는 있었습니다. 닭고기 한마리에 500원까지 가격이 떨어져도 아무도 안 가져가던 시절이었죠. 그 때 닭고기 소비촉진을 위해 섭씨 60도 이상에서 가열해 조리해먹으면 괜찮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그렇게 적극 홍보한 덕분에 조류독감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같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정부 대응에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관련 당국이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는데, 미리 전담 부서를 만들어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치킨 사업'을 하시는 때문인지, 닭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는데 혹시 닭띠신가요?(하하)
“말띠지만, 닭에 대한 애정만큼은 세계 1위일겁니다. 25년간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닭 캐릭터 인형과 벽화, 조각 등 닭을 소재로 한 소품들만 2000점이 넘고 전시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외국에 나가면 닭 관련한 수집품을 꼭 챙기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전국의 산 중에서 계룡산만 유일하게 닭 계(鷄)자를 씁니다. 계룡산 밑 계룡면에 페리카나 공장이 있다는걸 생각하면 치킨사업은 숙명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하하).”

-자녀분들이 유학중일 때 편지를 자주 써주신 것으로 압니다. 자녀분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지면을 빌어 한 말씀 해주시죠.
“현재의 삶, 지금이 제일 중요하지만 꿈만큼은 놓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어릴 때부터 꿈이 있어야 하고 꿈은 낮에 꿔야 합니다. 밤에 꾸는 꿈은 몽상입니다. 밤이 지나고 나면 생각도 안납니다. 낮에 꾸는 꿈이 현실에 가깝고 실현을 위해서 더욱 노력하게 됩니다. 어려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는 바람에 저도 어릴 때는 꿈을 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나름의 꿈을 갖게 되고 열정이 있으니 열심히 최선을 다하게 됐습니다. 라이온스 총재 임기동안 청소년들을 위해 꿈을 심어주는 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양희권 신임 총재는?

1954년 홍성 출신으로 대전대와 고려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고 현재 (주)페리카나와 (주)에딘버러컨트리클럽 회장, (주)현대모비스 회장, (주)PNF 회장, (주)동양정공 회장, (주)대전우리병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타지키스탄 명예영사로도 활동중이며 골프협회 회장 재직시에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골프경기서 국가대표 선수단이 전종목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대전시새마을회장,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을 지냈다.

대담=한성일 문화독자부장(부국장)·정리=김의화 기자, 사진=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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