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여행의 단편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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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필]여행의 단편과 문화

목원대 미술·디자인대학 회화과 조교수

  • 승인 2013-07-30 14:10
  • 신문게재 2013-07-31 21면
  • 이종필 목원대 미술·디자인대학 회화과 조교수이종필 목원대 미술·디자인대학 회화과 조교수
▲ 이종필 목원대 미술·디자인대학 회화과 조교수
▲ 이종필 목원대 미술·디자인대학 회화과 조교수
최선의 교육적 힘은 감동을 심어주는 일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삶속에서 우러나오는 단편적인 일상에서의 감동적인 일이나 문학적 시나 소설, 혹은 드라마나 영화 또는 연극, 오페라 공연 등 수많은 어떤 예술작품을 통해 당신은 얼마나 잔잔하면서도 커다란 감동을 받을까? 우리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평생 기억하고 추억하며 잊지 못할 감동의 순간들이 얼마나 될까?

최근 소소하지만 보람 있었던 감동적 사례를 체험하게 됐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미술대학 회화과 한국화 전공에서는 해마다 진취적이고 성실한 학생 10여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방학을 이용해 해외미술체험을 시행하고 있다. 그렇게 사용되는 장학기금은 기업이나 병원 등 각계에서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몇몇 뜻있는 교수님, 동문들의 자발적 후원금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달전 네 번째로 시행된 일본(후쿠오카ㆍ야바케이ㆍ다치카호ㆍ키쿠치ㆍ가고시마ㆍ구마모토)지역을 방문해 일본의 생활 문화와 일본의 미술관, 그리고 그곳의 자연풍경을 현장에서 사생하고 돌아왔다.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유유테이 전통 료간에 들어서는데 호텔 입구에 개(엔젤·angel)의 석상이 눈에 들어왔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엔젤의 사진, 인형, 그림도 여기저기 진열돼 있었다. 웬일인가 궁금해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곳의 호텔 보다 '더 엔젤'이라고 하는 개가 일본인에겐 더욱 유명하다고 했다. 즉 일본의 유명한 텔레비전 드라마나 CF 모델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엔젤을 보기 위해 그 호텔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순간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기발한 추억을 만들기로…. 해외미술체험이라는 슬로건에 맞는 이벤트다. 다음날까지 엔젤을 모델로 해 그림을 그리는 미션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선발된 수상작에게 상품을 주고 그 작품을 호텔에 기증하기로 호텔 사장과 협약을 맺었다.

다음날 아침! 그림들을 호텔 로비에 진열하는데 하룻밤 사이에 우리 학생들이 참 열심히 그렸다는 뿌듯함에 보람을 느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잠시 후 호텔 사장이 오더니 감격해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너무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또한 엔젤의 홈페이지에 꼭 올려야겠다며 엔젤과 함께 기념 촬영도 하고 모든 학생들에게 선물까지 준비했다. 호텔 직원들과 작별을 하면서 우리 모두는 스스로에 대한 보람과 감동을 안고 돌아왔다.

뿐만 아니라 일정기간 동안 한국을 좋아해 우리를 기쁘게 맞이해준 현지인에게 현장 사생한 교수님의 작품을 선물 받고 기뻐하는 모습과 안전운행을 했던 기사분과 가이드에게 선물한 인물 케리커처에 감동하는 모습, 일주일간 가이드로서 행복하고 보람과 많은 것을 배웠다며 헤어질 때 어느새 정이 들었는지 펑펑 울음을 터트렸던 감동적 순간들을 우리 모두의 가슴에 영원한 감동으로 그렸던 해외미술체험이었다.

또한 짧았지만 그들 생활 속에 비춰진 환경들을 보면서 우리의 생활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0여년 전 맞아죽을 각오로 쓴 『한국, 한국인 비판』이란 책을 읽고 적지 않은 충격과 많은 반성의 계기를 갖게 됐다. 역사적인 침략이나 현 시대적 억측을 부리는 독도분쟁은 국민정서상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 모르나 일본인들이 살아가는 방법과 국민적 의식 수준은 배우고 받아들여야할 것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주일을 여행하면서 느낀 일본인들의 친절함과 타인에 대한 배려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밴다고 한다. 또한 그들이 내세우는 청렴함이나 주변 환경의 정리 정돈된 청결함은 어느 지역을 보더라도 잘 갖춰져 있었다.

최근 집중폭우로 인해 많은 경제적 피해와 자연이 훼손됐다. 하지만 해마다 들려오는 사고에 따르는 원인규명에는 천재냐 인재냐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방송으로 보도되는 충주호의 쓰레기 더미를 보면서 새삼 일본을 떠올려 보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어려서부터 전인적 도덕적 기본교육이 새롭게 뿌리내려야 하지 않을까? 새벽부터 많은 장맛 비가 쏟아진다. 불어나는 비로 대청호 수면위에 또다시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몸살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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