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28일 3일간 열린 한여름밤 댄스 페스티벌이 폐막했다. 대전시립무용단 제공 |
지난 2000년 처음 시작해 시립무용단의 대표 공연으로 자리잡은 '한여름밤 댄스페스티벌'은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을 식혀주며,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는 대전시립무용단을 비롯해 광주시립무용단, 창원시립무용단, 청주시립무용단, 대구시립무용단, 천안시립무용단 등 국내 시립무용단들이 초청돼 시 속에 담겨있는 예술적 혼을 한국창작무용, 발레, 현대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춤사위로 표현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휴가와 같은 특별함을 선사했다.
특히 이 페스티벌은 무용수의 움직임이 분수대의 물빛과 밤하늘 별빛과 함께 어우러져 야외공연의 특성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페스티벌 진행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도 나타났다.
3일 동안 진행된 페스티벌에서는 참여하는 무용단마다 각기 다른 색깔을 갖고 다른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그러나 대전시립무용단의 경우 정세연 단원의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이외엔 이미 선보인 바 있는 작품들이 무대에 올랐다.
26일 육혜수 단원의 '이 환장할 봄날에', 27일 김기석 단원의 '낯선바람' 등은 이미 한여름밤의 댄스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작품들이었다. 28일 무대에 오른 '갑천의 그리움, 계족산 판타지'의 경우도 지난 5월 대전의 춤 만들기 시리즈로 이미 선보인 바 있는 '다섯 그리고 하나 Ⅱ' 가운데 한 부분이라서 관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인 만큼 야외 환경과 어우러진 효과와 연출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첫날 공연을 관람한 시민 김모씨는 “한 여름밤의 댄스페스티벌이 첫 시작했을 당시와 달리 10여년이 지난 지금의 페스티벌은 대중과 소통하는 공연이라고 하기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야외무대에서 남녀노소 대중을 상대로 하는 공연인 만큼 시립미술관 분수대를 비롯한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대중들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보다 대중적인 작품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 오모씨는 “야외무대는 시선이 분산되고 주위가 산만한 어려움이 있는 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하고 심각한 작품보다는 대중친화적이면서도 친근하고 경쾌한 작품들이 더 어울렸을 것”이라며 “물과 관련된 퍼포먼스 또는 야외와 어우러지는 효과와 연출이 이루어졌으면 공연에 더욱더 쉽고 재미있게 빠져들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정은혜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시립미술관의 야외무대를 빌려서 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진행에 있어 어려움이 많았지만, 최상의 공연을 치르기 위해 노력했다”며 “분수대를 사용할 경우 무용수들이 미끄러지는 위험 등이 도사리고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4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여름밤의 페스티벌은 대전 명품 공연으로 자리잡았고, 오히려 이렇게 좋은 환경속에서 공연을 치르는데 대해 타 지역 무용단이 부러워 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