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병수 |
꽃동네는 매년 250억 원 가량의 국비ㆍ도비ㆍ지방비를 지원받아 1900여 명의 장애인ㆍ부랑아ㆍ노인 등을 돌보고 있다.
사회에서 병들고 버려진 사람에겐 구원과 희망의 안식처지만, 이를 재정적으로 감당해야 할 음성군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루하루가 힘겨운 모습이다.
올해만 해도 꽃동네에 들어가는 운영비 246억 원 가운데 군에서 부담하는 경비는 64억 원으로 음성군 복지예산 중 29.8%가 투입되면서 꽃동네는 그야말로 '예산 먹는 하마'꼴이 됐다.
음성군의 재정자립도는 26.4%로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전국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 51.1%보다 한참 뒤처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주민을 위해 쓰여야 할 공공예산이 꽃동네로 흘러들어가는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시설 입소자 중 90%에 육박하는 1800여 명이 타 시ㆍ군 출신이고 음성군에 주소를 둔 입소자는 10%에도 못 미치는 15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보니 꽃동네가 음성군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음성군이 막대한 복지예산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 억울할 법도 하다.
음성군은 이런 상황을 개선코자 전국시도지사협의회와 함께 꽃동네를 비롯한 노인장애인복지시설과 정신요양 시설의 국고보조사업 환원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정부가 지방자치를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시행되는 지방분권을 구실로 가난한 지방자치단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꼴이다.
공자도 “가난은 나랏님도 구하지 못한다”고 했다.
재정자립도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음성군이 떠안고 가기엔 너무 비대해진 꽃동네 시설에 배 보다 배꼽이 커지기 전 중앙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