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인물론은 선거 때 마다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대부분은 한때 반짝하다가 수면아래로 가라 앉기 일쑤다. 그런면에서 개인적으로 별로 가중치를 두고 있지는 않다.
다만, 3의 인물론이 나오는 배경은 주목할만 하다. 현재 떠오른 후보들의 능력이 모자라거나, 탐탁지 않아 3의 인물론이 나오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선거시기를 아직은 많이 남겨둔 상태에서 자당 예비후보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또는 불리한 구도를 만회하려는 의도도 있다. 지금 나오고 있는 3의 인물론은 분발의 의미가 더 크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후보들 입장에서 3의 인물론이 부각되는 것에 기분이 좋을리 없다. 더구나 현직시장 입장에서는 더 그렇다. 물론 아직은 염홍철 시장이 출마를 공식화 하지는 않았지만, 정가에서는 사실상 출마행보를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이왕 나온 김에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염 시장에 전직 시장이었던 박성효 국회의원, 3선의 이재선 전 국회의원, 정용기 대덕구청장,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 육동일 충남대 교수 등등. 거론되는 인사들 모두 지역에서는 '한 가락' 한다는 인사들이다.
민주당 역시, 행시출신에 대전시 부시장을 역임한 권선택 전 국회의원이 가장 앞서서 출마행보를 가속화 하고 있다. 여기에 3선의 이상민 국회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박병석 국회 부의장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박 부의장의 출마 가능성은 적어보이지만, 당 차원의 차출이 있거나 했을 땐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박 부의장 자신의 향후 정치적 목표에 따라 결정되리라 여겨진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제3의 인물론이 회자되고 있다.
제3의 인물론이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은 우선은 그 자체가 정치적인 판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권자들에게도 좋지가 않다. 알려져 있는 사람들에 대한 판단도 어려운데, 어느 날 갑자기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 적어도 대전시장 후보로 낙점하려 한다면 장관급 이상의 스펙이 갖춰져 있는 인물이 나오는 것이 그동안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과거의 예에서 보면 낙하산으로 어느날 갑자기 내려 보낸 광역자치단체장의 경우 대부분 실패했다.
그만큼 낙하산으로 후보를 내는 데는 선거 여건이 매우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각 당에서 생각해야 할 것은 낙하산 후보를 내려보내는데 따른 부작용이다. 플러스를 해도 모자랄 선거에서 마이너스 선거전략이라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정당한 공천경쟁이 아닌 사실상 전략공천에 가까운 낙하산식 공천은 당내 반발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여야에서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은 상당수가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사람들이다. 만약에 정당차원에서 새로운 인물을 내려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후보를 알려야 한다. 그런 후 후보들끼리 경쟁을 시키고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도록 해야 한다. 후보 역시, 뒤에 숨어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여건조성만을 기다리는 것은 보기에 좋지가 않다. 그런 후보들이 성공한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대전시장 선거는 대전ㆍ충남ㆍ충북 선거에서 핵심이기도 하다. 무엇이 유권자들이 바라는 것인지 정당과 후보들은 잘 판단해야 한다. 더위에 지친 유권자들이 '정치적 주판알 튕기기'에 식상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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