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한수원은 요즘 각종 뇌물과 비리 혐의로 떠들썩하다.
사장을 비롯해 간부 22명은 구속됐고, 한수원을 향한 언론과 여론의 비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사건으로 한수원의 이미지는 물론, 전 직원들의 도덕성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주변 여론만 하더라도 한수원 간부들의 그릇된 행실로 인해, 한수원 전체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듯하다.
나 또한 학생인턴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언론에 비춰지는 한수원의 좋지 않은 이미지 때문에 근무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근무를 해보니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라는 옛 속담은 말 그대로 속담일 뿐이었다. 언론에서 비춰지는 한수원의 이미지와는 달리, 정작 직원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성실했기 때문이다.
공기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근무 환경도 좋을 것이고, 직원들 모두 편하게 생활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한수원은 전 직원 모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요즘 같이 30℃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직원들은 절전을 위해 에어컨도 켜지 않는 실내에서 뜨거운 열기를 참아가며 일을 한다. 인턴 근무를 하루만 해도 '더위를 먹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실내는 무척 덥다.
이런 환경에서도 직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 한수원을 향한 비난의 기사들은 자연스레 보지 않게 된다.
한수원 간부들의 잘못된 행실로 인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까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비춰지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
윗물이 더럽다고 해서 아랫물도 더러운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강의 하류에 있는 갈대 같은 수많은 식물들이 상류의 오염물질을 정화하듯, 내가 겪은 한수원의 직원들은 찜통 같은 무더위 속에서도 전력난을 막기 위해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마치 갈대처럼 말이다.
박서정ㆍ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학생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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