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비바람에 한그루 소나무가 밑동이 부러졌다. 나무 둘레가 172㎝나 되는, 멋진 노송이었기에 아쉬움이 크다. |
이 마을이 생기게 된 것은 자연현상이겠지만, 1945년 해방될 때 까지는 청양읍에서 가장 큰 방죽이 있어서 청양의 곡창인 '고리섬들'의 벼농사를 위한 저수 역할을 해왔다. 이 방죽이 언제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청양군지(靑陽郡誌) 등에도 옛날부터 방죽이 있었으며 자연스럽게 방죽굴이라고 했고, 그 둑에 큰 소나무가 나고 자라고 소멸되고 하면서 송방리(松防里)라고 한 것 같다.
이 방죽을 중심으로 동쪽 400m 지점에는 청양중학교가 있는데 이 학교에는 청솔(푸른 소나무)이라는 체육관이 있다. 이름을 지을 때에는 여러 가지를 참고하게 되는 것 아닌가.
▲ 청양 방죽굴 마을의 방죽 둑에서 자라고 있는 노송들. |
지금도 이 방죽 둑에는 몇 살이 된지도 상상 할 수 없는 노송들이 몇 나무 자라고 있는데 지난 12일 비바람이 불면서 한그루의 소나무가 부러졌다. 정말로 아까운 나무다. 100년 전이나 50년 전이나 현재나 크기가 같다는 마을 어른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부러진 소나무의 가지 면적을 추산하니 100㎡는 훨씬 넘을 것 같다. 나무의 가슴 높이 둘레는 172cm나 된다. 다른 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방죽 둑에 있어서 경관을 좋게 하고 그늘도 만들어 주던 나무가 부러져 버렸으니 얼마나 아까운지 모른다.
몇 년 전에도 태풍에 한 그루가 쓰러져서 베어냈는데, 이번에 또 소실되는 바람에 정상적인 소나무는 두 그루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소나무를 가꾸거나 보존하려는 노력은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 그 소나무 정말 멋있고 좋다”고 할 뿐이다.
관계당국에서도 유서깊은 소나무를 보존하는데 신경을 써주기 바라며 쓰러진 나무를 잘라 장승이나 깎겠다는 생각은 나중에나 해야 할 것 같다. 남은 노송이라도 오래 오래 보존되기를 바란다.
청양=김태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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