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산군 남이면 건천리에서 사슴벌레 농장을 운영중인 임재원 씨가 넓적사슴벌레를 출하하기 위해 작업중이다. |
금산군 남이면 건천리에서 사슴벌레 농장을 운영하는 임재원(40)씨는 3년 전 금산으로 귀농했다. 임 씨는 현재 장수풍뎅이를 비롯해 넓적사슴벌레, 왕사슴벌레, 톱사슴벌레, 홍다리사슴벌레 등 다섯 종류의 사슴벌레를 키워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사슴벌레 키우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어린이날에는 정신없이 바쁘고요. 지금도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그는 3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인의 권유로 사슴벌레 배양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생소한 일이라 망설였지만, 애완용 곤충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귀농을 결심했다. 이를 위해 기술이전료로 2천만원을 주고 사슴벌레 배양과 관리법을 배웠다. 사슴벌레는 통상 애벌레에서 성충으로 자라는데 8개월이 걸려 배우는 데만 1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때마침 2010년 곤충산업의 육성에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60%의 정부지원금을 받아 지금의 농장을 열었다. 장수풍뎅이는 번식력이 좋아 주요 수입원이다. 특히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간질환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수요가 더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슴벌레 배양사업을 시작한 이래 올해 매출 1억원을 바라보게 됐다. 그러나 사슴벌레 배양사업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작년과 재작년에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갑자기 폐사했어요. 70% 가까이 죽었으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다행히 올해는 그런 일이 없어 매출이 많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그는 이런 집단폐사의 원인을 알아내는데 정부가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농가의 주요소득원이라고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이런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고 해소해 달라는 것이다. 더불어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실질적인 지원책도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당장 주문량이 늘어 시설하우스를 확장해야 하지만, 설치비가 만만치 않아 고민중이다.
유통구조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농민들 대부분 유통구조에 취약하다보니 소득의 대부분이 유통업체의 몫으로 돌아간다. 당장 소비자와 직거래가 가능하면 소득이 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 금산군에 위치한 남이면 휴양림에 곤충체험학습센터가 있지만 정작 곤충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 당장 이곳에라도 애완용 사슴벌레를 구매할 수 있는 부스를 설치한다면 적지 않은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와 지자체가 귀농을 권장하고 교육을 하고 있지만, 이런 실질적인 조취에 나서줬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곤충사업을 귀농 장려산업으로 육성해줬으면 해요. 지자체에서 이런 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해야 다양한 사업을 통해서 귀농인구가 늘어나지 않겠어요?”
그는 최근 금산지역 초등학교와 고아원 등지에 사슴벌레를 체험학습용으로 기부하고 있다. 좀 더 많은 학생들이 곤충과 가까워지고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장수풍뎅이를 키우는 방법 등을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준비중이다.
현실적으로 유통구조를 깨트리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직접 인터넷을 통해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혹시 이 글을 보고 장수풍뎅이를 기르고 싶은 분은 메일(gun129@hanmail.net)로 연락주시면 택배로 발송해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금산=강우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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