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표 대덕대 총장 |
“축소가 아니다.” “수정안이 아닌 발전 안이다.” “더 좋은 대안이 없다.” “과학벨트, 엑스포 재창조, 창조경제 3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다.” “하루빨리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잘된 일이라는 주장이다. 칭찬은 못 받아도 비난 받을 일은 아니라는 항변이다. 심지어 믿어주지 않아 답답하고 야속하다고도 한다.
2007년 대선 공약, 2010년 특별법 제정, 2011년 기본 계획이 수립된 과학벨트가 7200억원의 부지매입비로 몸살을 앓다가 1년 반이나 지난 7월 3일 미래부와 대전시가 기초과학연구원 입지협약을 전격적으로 체결하자 티격태격 오간 말들이다.
체계적인 기초과학 연구와 진흥으로 초일류국가 건설의 국책사업이 우리 지역에서 출발한다는 하나만 가지고도 흥분하지 아니했던가.
우선 총면적과 예산을 안방이나 부엌은 제쳐두고 제 3자 입장에서 있는 그대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당초 면적이 둔곡지구가 164만8000㎡(50만평), 둔곡지구 179만5000㎡(54만평)로 334만3000㎡(약 104만평)이다. 이중에서 기초과학연구원 52만5000㎡(15만9천평)을 엑스포 과학 공원(8만여평)으로 옮겨 부지매입비 문제로 지지부진하던 과학벨트 조성사업을 조기에 추진할 수 있는 물꼬가 트인 것 같고, 예산도 총 5조 1700억원중 거점지구에 투자할 계획이 약 2조원인데 줄어든다는 이야기는 아직 없다.
미래부는 더 이상 끌면 끌수록 국제적 망신과 함께 와야 할 사람이 안 오고 둔곡지역 주민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지사 매사가 타이밍이 있다. 맞지 않으면 효과는 반감한다. 특히 과학기술로 변화와 혁신을 하는 것은 타이밍과 스피드다. 기초과학연구원을 엑스포 과학 공원 8만평에 조성하니 전체 104만평에서 112만평으로 늘었다는 이야기이고, 둔곡지구의 예정지는 고스란히 산업단지로 조성하여 새로운 먹 거리 창출의 요람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대전시의 입장인 듯하다. 이 대목에서 강조하는 것은 천안, 청원, 세종의 기능지구가 연구 성과의 사업화 단계에서 특성화를 시키는 것과 별개의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긴 MB가 대전 시청을 방문했을 때 8000억 규모의 녹색 산업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하겠다고 했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그리고 옮겼을 때 중이온 가속기와 연계된 연구에 지장을 주는 것인지 아닌지를 확실하게 짚어야 한다. 거리상으로는 10Km 밖에 안 되지만 연구 효율이 떨어진다면 곤란하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과학자들의 의견과 판단을 따라야 한다. 지금까지 그들의 의견이 얼마나 존중되었는지 모르지만 그동안 행정논리나 정치논리에 매몰되지 아니했는지 뒤 돌아볼 일이다. 중이온 가속기를 대덕연구단지와 연계하여 설치하는 것을 세계가 주목하면서 긴장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금이라도 과학자들에게 묻고 해답을 찾자.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다음은 '왜 엑스포 공원인가'라는 것이다. 부지매입비 문제로 변경되었지만 최선의 선택이라고 해도 매 맞을 만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도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설명조차도 들으려하지 않고 억측과 비난이 난무해도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야속해 하지 말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감정이 상해서 본질을 그르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장밋빛 청사진으로 '롯데테마파크 조성'이 대전의 살 길이라고 얼마나 강조를 했는가. 지하철 문제와 함께 '믿어주지 않는다.'고 얼마나 답답해했는가. 그동안 공들인 만큼 설명도 구구절절해야 옳다. 마음을 상한 사람들에게는 20년간 애물단지가 과학중심의 테마파크로 변하고, 창조경제 전진기지가 조성되어 대전 발전의 전기가 획기적으로 마련된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 '양치기 소년'이 된 셈이다. 언제까지 가슴만 치고 시간을 허비 할 것인가. 믿지 않는 것처럼 불행한 일은 없다. 진정한 자기고백이 있어야 한다.
진정성과 믿음이 있어야 동의하고 박수친다. 기본계획에도 부지매입은 지자체와 협의하겠다는 말만 있다. 이곳의 정치역량이 없어서도 아니다. 외부에서는 특혜가 심하다는 볼멘소리 일색이다. 이후 발표되는 것들이 흐트러짐 없이 이루어지도록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
지역 일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쟁거리는 더더욱 아니다. 논쟁도 꼭짓점을 찍기 전까지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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