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업 뻥튀기' 수백억 혈세낭비

감사원, 대전시 벌곡길 확장 26억·충남도 가의도항 200억 등 적발 도로공사 설계변경, 업체에 혜택준 공무원 징계요구

충청권 지방자치단체들이 타당성이 낮은 공약사업과 불필요한 사업 등을 추진해 수백억원의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시는 벌곡길 확장공사 업무를 부당처리해 26억원을 낭비했고, 충남도는 가의도항 개발사업 규모를 부풀려 200억원의 쓰지 않아도될 예산을 낭비했다.

감사원은 대전시와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지역에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시행한 도로와 하천 등 건설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 결과, 이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대전시 건설관리본부는 대덕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장 총인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공사가 방류수질을 기준에 충족되지 못하는 상태서 준공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법적수질기준을 초과해 지난 2월 경고조치를 받았고, 3월 감사원이 총인처리시설 유입수 및 방류수를 채수해 검사한 결과 5개 수질항목이 모두 법적 기준을 초과한 채 방류됐다고 지적했다. 또 벌곡길 선형 개량공사에 왕복 2차선으로 충분한 차로수 과다 예상해 이미 26억원이 낭비됐다.

감사원은 도로 확장공사 과정에서 부당한 설계 변경으로 시공업체에 금전적 혜택을 준 사실을 적발하고 해당 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충남지역의 경우 가의도항 개발사업 추진 부정적 200억원, 당진시립박물관 건설사업 추진 부정적 148억원, 부여 인공섬 조성 부정적 165억원 등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의도항은 어선 15척 기준으로 어항시설 공사를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일시적으로 접안만 하는 유류 보급선(300t) 등 특수목적 대형선박까지 포함시켜 어항규모를 산정해 국토해양부에 제출했다. 이에 국토부가 어항개발 필요성에 비해 개발규모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승인하지 않자 지난해 12월 재해복구공사 명목으로 당초 개발계획대로 공사를 발주·계약했다.

또 당진시는 당진시립박물관이 시장공약사업이라는 이유로 타당성 분석도 거치지 않고 사업규모를 자체적으로 결정한후 지난해 3월 해당 부지를 매입하고 11월 기본·실시설계용역을 시행했다. 감사원은 추가 건설비 148억원이 낭비되거나 부실 운영으로 이어져 당진시 재정부담(연 운영비 5억8200만)이 가중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 밖에 청주시가 12.6㎞의 도로 개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전 구간에 공사를 실시, 3968억원을 낭비할 것으로 조사됐다.

박태구·임병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