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찬]모기와 빈대 - 여름밤의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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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찬]모기와 빈대 - 여름밤의 불청객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 승인 2013-07-23 13:46
  • 신문게재 2013-07-24 21면
  •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
장마철이라곤 하지만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장마와 함께하는 더위라서 산뜻하기보다는 후텁지근하여 불쾌감 또한 높다. 지루한 장마와 함께 모기와 빈대도 기승을 부린다. 최근에는 도시화가 진행되고 하천이나 도랑 등을 잘 정비하고 방제 소독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모기와 빈대, 파리와 벼룩 등의 발생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도심을 조금 벗어나면 이러한 해충들의 왕성한 번식력은 막을 방법이 없다.

최근에는 깔따구가 대량 번식해 퇴치에 애를 먹고 있다. 지금이야 그런대로 개발되어 손쉽게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해충구제 약품이나 전기, 전등을 이용하여 퇴치하거나 해충퇴치 전문기관에 맡길 수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해충들과 공존하면서 최소한의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해 대처하는 수밖에 없었다.

특히 모기와 빈대 등은 사람뿐만 아니라 집짐승도 괴롭혔기 때문에 한여름 밤이면 보통 신경 쓰이는 것들이 아니었다. 한 번 물리면 몹시 가렵고 부풀어 올라서 잠을 설치기 일쑤였으며, 긁어서 생긴 생채기가 덧나기라도 하면 팔다리에 성한 곳이 없었다. 산이나 숲에서 물리면 그 고통은 더 심했으며 지속기간도 길었다. 최근에 밝혀진 바로는 산이나 숲에서 사는 해충들이 더 독하다기보다는 사람과 접촉이 적어서 아직 인체 내에 면역물질이 생기지 않아서 고통이 심하고 더 독한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충들을 피하려고 모기장을 고안하는가 하면 해충을 쫓는 성분들이 있다고 여겨지는 쑥과 같은 풀들을 모아 불을 피워 해충들을 멀리하고자 하였다.

빈대 같은 해충들은 교묘하게 모기장 밑을 파고들어 와 괴롭히곤 했기 때문에 모기보다도 더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젊은 세대들은 모기는 경험하지만 빈대는 좀 생소할 것이다. 어른들의 말씀에 의하면 빈대에 물리면 모기보다 고통이 더 심해서 빈대가 더 골칫거리였다고 한다. 모기장을 치고 자도 빈대가 교묘히 모기장 밑을 기어들어 와서 물곤 했기 때문에 모기장 아래쪽에 볏짚 재를 쌓아 막아도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괴롭히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라는 말이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해충들도 극성을 부려서 여러 가지 약물이나 기기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선풍기 바람을 세게 틀면 바람 세기보다 약한 모기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정동찬ㆍ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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