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류각의 모습. 골짜기의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고 건립하여 자연과 일체된 건축미를 보여준다<한밭문화마당 제공>. |
우리 선조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맘때쯤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었던 곳이 바로 사방을 바라 볼 수 있게 높이 지은 누각 이었을 것이다.
대전의 양송으로 유명한 동춘당 송준길, 우암 송시열 선생도 비래동과 가양동에 각각 누각 하나씩을 남겨놓았다. 동춘당 송준길 선생이 송시열, 김경여, 김익희 등과 수양을 쌓고 시문을 읊었던 곳이 옥류각이었으며, 우암 송시열 선생이 나이 80세에 세워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고 그의 학문을 집대성 했던 곳이 남간정사다.
또 유회당 권이진 선생의 맏아들 권형징이 유회당 가는 길에 있는, 안동 권씨 종가 앞에 세운 광영정도 의미있는 누각이다.
대덕구 비래동에 자리잡고 있는 옥류각은 동춘당 송준길 선생이 은진송씨 문중의 서당이었던 비래암에서 강학한 것을 기념해서 그의 사후에 송규렴 등 제자와 문인들이 비래암 앞에 세운 누각이다.
옥류각에는 두가지 볼거리들이 있다. 하나는 누각 아래 커다란 바위에 음각으로 새겨진 '초연물외(超然物外)'라는 글씨고, 다른 하나는 옥류각 뒤에 있는 비래사다.
▲ 옥류각 옆 바위에 새겨진 동춘당 선생의 글씨 '초연물외(超然物外)' |
그리고 그곳에서 세속을 떠나 자연과 함께 하며 좋은 벗들과 시를 읊은 시를 되새겨본다.
좋은 벗 인연 따라 찾아왔기에
지팡이 짚고 함께 대에 오르니
층암에는 옥 같은 물이 흘러내리고…
-중략-
(송준길 선생의 옥류각 관련 시)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고 자연과 조화로이 자리한 옥류각. 그곳에 앉아 계족산의 자연을 감상하며 시원한 물소리를 듣고 있으면 더위는 어느새 물러가고 만다. 시원한 옥류각에 앉아 선인들의 풍류를 다시 한번 새겨본다.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와 인물을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문화재가 우리와 같은 공간 안에 숨 쉬고 있다는 것은 진정 행운이다.
임라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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