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36년만에 통금해제, 점선으로 그려진 휴전은 아직도 …

[객원기자]36년만에 통금해제, 점선으로 그려진 휴전은 아직도 …

[그땐 그랬지]1. 1982년 통금해제 축하엽서

  • 승인 2013-07-17 21:12
  • 신문게재 2013-07-19 12면
  • 임헌기 객원기자임헌기 객원기자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때로는 수백, 수천마디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먼지 쌓인 다락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진 한 장이 끝없는 추억의 나래를 펼치게 하듯, 임헌기 객원기자(한밭문화마당 대전시문화재돌봄사업단장)의 소장품들을 통해 그 때 그 시절, 소중한 추억의 갈피들을 한 장씩 넘겨보자. 사진과 설명글은 임헌기 객원기자가 직접 찍고 썼다.
<편집자 주>


▲ 통금해제 축하엽서의 앞면과 뒷면
▲ 통금해제 축하엽서의 앞면과 뒷면
“축. 36년만의 통금해제, 36년 후는 어떻게 될 것인가”

1982년 1월 5일에 쓰고 당일 우체국 소인이 찍힌 엽서 한 장<사진>의 내용이다. 붓으로 그린 우리나라 지도에 3·8선은 직선으로, 휴전선은 점선으로 그렸다. 서울 서소문 튀김집 송병호씨가 서울 태평로에 사는 송승헌씨에게 보낸 엽서다. 같은 집안사람인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서로 마음이 통하는 것이 보인다. 보통엽서 20원 외에 추가로 200원의 우표를 첨부했고 앞면 중간부 '삼성빌딩 등기' 스탬프가 확인된다.

엽서에 쓴 내용은 22자가 전부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통행금지는 조선시대에도 있었지만 일제강점기 이후로는 1945년 9월부터 적용된 제도다. 현재 생존하는 사람들의 통행금지에 대한 인식은 한국전쟁과 관련되어 불순분자들의 야간행동을 제한하는 제도로 존재했다. 예외는 급한 환자가 발생하거나 기차가 야간에 도착하는 경우 손바닥이나 팔뚝에 잉크스탬프를 찍어주어 목적지에 갈 수는 있었다.

'36년 후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보낸 사람의 마음과 받는 사람의 마음이 내 마음을 망치질하게 했다.

많은 사람들은 통금해제로 행동의 불편이 사라져 좋아했을 터인데 이 분은 36년 후인 미래를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튀김집 운영과 관련된 사람이었다면 당장 매출이 늘어날 것을 좋아했겠지만 그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염려하는 것으로 다가왔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이익만이 최우선이고 정치가는 내 집단만 생각하는 세상처럼 비추어지는 지금, 이 엽서를 쓴 분의 마음을 36분의 1만큼이라도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사진·글=임헌기 객원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