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내포시대 첫 청장, 고향에서 책임 다할 것

[중도초대석]내포시대 첫 청장, 고향에서 책임 다할 것

충남경찰 지휘본부 70년 대전시대 마감… 이전 내포청사서 10월 '경찰의 날' 행사 예산 출신, 28년만의 컴백 부담감도 커… 4대 사회악 척결ㆍ세종시 치안여건 개선

  • 승인 2013-07-16 14:05
  • 신문게재 2013-07-17 11면
  • 대담=최재헌 정치사회부장ㆍ정리=조성수 기자대담=최재헌 정치사회부장ㆍ정리=조성수 기자
●주민을 진심으로 섬기는 믿음직한 '충남경찰'-백승엽 충남경찰청장

백승엽 충남경찰청장. 100일전쯤 충남청장에 취임한 그에게 올해는 개인적으로도 업무적으로도 남다른 한 해다. 충남경찰청은 올해 과제가 많다. 대전에서 수십 년 터를 잡았던 충남경찰청사가 충남지역 치안중심인 내포신도시로 이전한다. 당장 이삿짐을 준비해야 한다. 오는 10월 21일 경찰의 날 행사를 내포신도시 청사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더구나 예산이 고향인 그에게, 고향으로 이전하는 내포신도시 첫 청장이라는 과제도 떨어졌다. 그는 정직, 겸손, 진심, 공정, 신속, 친절 등 단어를 좋아한다. 이런 소양을 바탕으로 주민을 섬기는 경찰이 되자는 게 삶의 철학이다. 백 청장을 만나 경찰의 과제, 치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백승엽 충남경찰청장. 사진=손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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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엽 충남경찰청장. 사진=손인중 기자
예산에서 태어난 시골 소년 백승엽. 그의 아버지는 근면 성실이 몸에 밴 분이다. 소년은 아버지의 영향이었을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생생히 간직하고 있었다.

백 청장의 인생멘토는 자신의 아버지다. 대전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한 아버지는 인생의 모델이기도 하다. 성장과정, 좌우명, 철학 등 현재 경찰의 삶에서 아버지의 영향이 가장 컸다. 그의 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공주대 교수로 퇴직할 때까지 항상 국가를 생각했다. 어릴 적 아버지가 보던 책에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근면성실, 부지런히 배워서 동포 위해 일하자' 아버지가 책에 적어놓은 문구를 보며 자신의 꿈을 그리기도 했다. 아버지도 젊은 시절 자신과 비슷한 꿈을 가졌구나.

의사를 꿈꾸던 공부 잘하던 시골아이는 그 시절부터 경찰의 꿈을 꾸었다. 경찰간부로 생활하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자만하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의 역사를 위해 온 정성을 쏟는 삶, 백 청장의 삶의 길이다. 뼛속 깊이 경찰이 천직인 백 청장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충남경찰청은 오는 10월 내포신도시 시대를 맞는다. 준비상황은.

▲충남경찰청사의 내포신도시 이전은 여러 의미가 있다. 1945년 충남경찰청 창설 이후 지난 1950년 6ㆍ25전쟁 중 퇴각해 잠시 이전한 것을 제외하고 지휘소는 항상 대전에 소재했다.

이런 경찰 지휘본부가 70년간의 대전 시대를 마감한다.

현 청사는 1974년에 신축해 약 40년 동안 사용하며 노후한 실정이다. 내포신도시에 현대적 청사를 건축하며 전 직원이 입주하게 된다.

지난 2007년 7월 1일 대전경찰청이 분리되며 충남청사가 대전청의 관할 구역 내에 있었다. 오는 10월이면 다시 충남청이 관할하는 구역으로 되돌아가는 의미가 크다.

청사의 신축 외에도 112신고센터 통합운영 등 준비할 사항이 많다. 핵심과제 약 30여개는 2주마다 TF팀 회의를 주재하며 점검한다. 신청사 공정률도 약 92%로 계획대로 순항 중이다.

-예산출신으로 내포신도시 신청사의 첫 충남경찰청장이다. 소감은.

▲ 백승엽 충남경찰청장이 지난 4월 부인과 함께 대전 계족산 산행을 즐기고 있다.
▲ 백승엽 충남경찰청장이 지난 4월 부인과 함께 대전 계족산 산행을 즐기고 있다.
▲국가나 단체가 생겨나면 자연스럽게 역사(History)가 만들어진다. 사람도 나이를 먹으며 자신의 History가 만들어진다. 고향을 떠나 청운의 뜻을 품고 경찰의 일원이 돼 서울 등 타지방에서 근무해 왔다.

만 28년 만에 고향에 돌아오게 된다. 어릴 적 향수가 깃든 내포신도시 신청사에 입주하는 첫 청장으로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역사다. 고향의 치안책임자로 부담감과 책임감도 크다

경찰은 법집행기관으로 무엇보다 공정성과 형평성이 가장 중요하다. 업무를 처리하며 자칫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충남경찰청장으로 공적인 업무수행에 사사로운 관계나 감정에 치우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공평무사, 불편부당, 청렴 강직한 자세를 견지하겠다.

-경찰대 1기 출신으로 사명감이 클 것 같다. 경찰 입문 동기는.

▲어릴 적 꿈은 의사였다. 고등학교 시절 대학입시를 준비하며 의사보다 적극적, 능동적으로 일하는 '경찰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정부는 경찰에 인재 영입을 위해 국비장학금, 기숙사 생활, 경위 임관 등 조건으로 국립경찰대학교를 신설했다. 망설임 없이 81년도 제1기생으로 입학했다. 85년도 졸업 후 28년째 경찰간부로 길을 걷고 있다. 과거 30여년전 국민이 세금으로 지원해준 경찰대학의 첫 번째 졸업생으로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

-좌우명은 무엇인지.

▲중국 삼국시대에 제갈공명은 적장인 사마의 부자를 없애고자 마른 갈대로 꽉 차있는 호뢰곡으로 유인했다. 사마의 부자가 호뢰곡에 도착하자 공명은 화공을 썼다. 사마의 부자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갑자기 마른하늘에 비가 내렸고 사마의 부자는 계곡을 탈출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공명은 '일을 꾀하는 것은 사람이로되,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이로다'며 탄식했다.

고사에서 비롯된 진인사대천명이 좌우명이다.

학창시절 특출한 재능도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해 노력했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며 생활했다.

경찰로 수행해야 할 공적업무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겸손한 자세로 도민과 직원들의 소리를 경청하겠다.

-특별한 취미생활이 있는지, 업무로 스트레스받을 때 극복하는 노하우는.

▲대학시절부터 20여년간 테니스를 했다. 지난 2006년부터는 등산을 하고 있다. 친구들과 주말마다 등산을 즐겼고 대전에서도 대전의 둘레길 12구간을 목표로 주말산행을 즐기고 있다.

낙천적인 성격이다. 업무적인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편은 아니다. 좋은 음악을 듣고, 가족들과 영화를 감상하거나 콘서트에 가기도 한다. 조용필, 인순이, 이승환, 박미경, 이은미 등 유명가수의 콘서트를 즐겼다.

-지역의 치안 수장으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치안 시책을 추진할 계획인지.

▲임기 중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 가지 업무를 적극 추진하겠다.

첫째, 4대 사회악 척결이다.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부정불량 식품 단속을 국민이 원하고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까지 제시됐다. 지역실정과 지속가능한 대책을 추진하겠다.

사례로 당진에서 시행하는 우정벨, 우정경찰이 학교폭력 예방에 좋은 효과가 있다. 우정벨 시스템은 학교폭력 대책을 예방프로그램의 패러다임으로 바꾼 시스템이다. 최근 신평중학교의 시범 운영으로 학교폭력 예방사례를 입증했다. 관내 중학교, 초등학교에도 확대 설치 운영키로 했다. 앞으로 교육청, 농협 등 기관들과 협력해 점차 사업을 확대하겠다.

둘째, 세종시 치안여건 개선이다. 세종시는 중앙행정기관이 입주하며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상주인구는 약 11만명, 앞으로 15년에는 15만명, 20년에는 30만 명, 30년에는 약 50만명이 예상된다.

유동인구가 많아 절도, 폭력, 성추행 등 민생치안 수요와 중앙행정부처의 대규모집회가 늘어나고 있다. 세종경찰서는 경찰관 수, 장비 등이 부족해 안정된 치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세종시 위상에 걸맞은 지방청 신설, 조직확대개편 등 세종시의 안정된 치안환경을 위해 노력하겠다.

셋째, 충남경찰청사 이전에 따른 제반 대책 강구다. 충남청사의 내포신도시 이전은 여러 의미가 있다. 충남청사의 내포시대를 열어가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충남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충남경찰은 '주민을 진심으로 섬기는 믿음직한 충남경찰'로 정직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지역주민을 살피고 경청하겠다.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 것을 약속한다. 지역민 모두가 행복하고 희망을 갖는 안전한 충남을 만들고자 온 힘을 다하겠다.

최근 범죄의 양상이 나날이 흉포화, 광역화되고 있다. 사이버범죄, 휴대전화를 이용한 범죄 등 새로운 치안수요가 늘어가고 있다.

경찰 힘만으로 범죄에 대처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스스로 범죄 피해에 노출될 환경에 처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거리에서 범죄를 목격하거나 자행될 가능성이 큰 상황을 보면 112에 신고해 경찰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당부한다.

●백승엽 청장 프로필

-출생:1962년 7월 28일 예산
-학력:대전고, 경찰대 1기 졸업
-경력:대구경찰청 경비교통과장, 경찰청 치안시스템혁신팀장, 경기 시흥경찰서장, 서울 서대문경찰서장, 충남경찰청 차장, 청와대 대통령실 치안비서관

대담=최재헌 정치사회부장ㆍ정리=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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