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A교 교복·사복 혼용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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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A교 교복·사복 혼용 '진풍경'

'복장 자율화' 논란… 더운 날씨 효율적 vs 위화감 우려

  • 승인 2013-07-11 18:03
  • 신문게재 2013-07-12 6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대전의 한 공립 중학교가 '사복 등교'를 허용,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 측은 무더운 날씨 탓에 내린 결정이라지만, 일각에서는 자칫 교육 현장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

대덕구 A중학교는 이달 4일부터 이른바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

교복을 입고 학교에 와도 되고 사복 차림도 허용했다. 학교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후 A중은 교복과 사복을 입은 학생들이 뒤엉켜 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본보 취재진이 11일 등교시간인 오전 7시 40분께부터 한동안 A중 인근에서 지켜본 결과 사복을 입은 학생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가지각색의 반바지는 물론 청바지, 칠부바지 등을 착용했고 트레이닝복을 입고 온 학생도 눈에 띄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메이커 의류를 입고 한껏 '멋'을 낸 학생도 종종 목격됐다.

물론 교복을 고집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사복 차림이 다소 많아 보였다.

A중이 '사복 등교'를 허용한 것은 무더위 탓이 크다. 교복보다는 간편한 복장이 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되고 학교 에너지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학교가 시행 중인 단체 생활복을 맞추면 추가 비용이 든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사복을 입을 때 옷의 좋고 나쁨에 따라 학생 간 위화감을 불러오고 의류 구매에 따른 이와 관련한 학부모 부담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방과 후 학원 교습 등 외부 활동 시 사복 착용에 따른 탈선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A중이 '사복 등교' 결정 과정에서도 학교 내부 구성원조차 이같은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을 뿐더러 시행 이후 일부 학부모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학부모는 “학생들이 사복을 입을 경우 마음이 들뜨게 되고 좋은 옷을 입는 친구들 사이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기 마련인데 학교가 경솔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A중 교장은 “학생들이 짧은 치마나 민소매 티셔츠, 무릎 위 반바지 등을 입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고 교복제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일부 걱정하는 시선을 알고 있지만, 학교장으로서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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