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게임장, 주유소 운영 등 '돈줄' 확보나선 조폭들

이권개입 한 조직폭력배들 무더기 적발 바지사장 내세워 실업주는 도피, 수십억 부당이득 챙겨

불법 게임장과 주유소를 운영한 조직폭력배와 실제 업주, '바지사장'들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조직폭력배들은 돈이 되는 불법게임장, 이권 등에 개입하며 범행을 저질러왔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불법오락실을 운영한 신안동파 폭력조직 조직원 A(40)씨 등 5명을 구속했다. 같은 혐의로 바지사장, 종업원 등 80명은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신안동파 폭력조직 B(42)씨 등 4명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9년 7월부터 지난해말까지 대전, 천안, 경기 일원에서 바지사장을 내세워 불법오락실, 주유소 등을 불법운영해 8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이 자금은 폭력조직의 운영자금으로 일부 사용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 업주와 조직폭력배들은 치밀하게 움직였다. 조직적으로 실업주, 관리책, 영업부장, 바지사장, 종업원으로 역할을 나눴다. 단속되면 실업주는 자신들은 종업원이며 바지사장을 실업주라고 경찰에 알려주며 수사망을 피해왔다.

실업주들은 바지사장을 돈으로 샀다. 실업주는 바지사장에게 월 200만원, 단속 시 1500만원, 벌금대납, 변호사 선임 등 조건으로 계약했다. 바지사장들은 단속 시 경찰에 실제 사장이라고 진술하며 도피하는 방법으로 실업주들이 불법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왔다.

바지사장을 직업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C(41)씨는 실업주에게 돈을 받고 대전과 충남에서 오락실 20곳, 충남과 경기에서 불법주유소 8곳의 바지사장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태정 대전청 광역수사대장은 “지능화 조직화하는 오락실 불법영업 근절을 위해 자금 추적수사 등 실업주를 색출하고 조직폭력배와 관련성 여부도 계속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도 천안에서 환전을 해주며 불법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한 미도파 조직폭력배 D(23)씨를 구속했다. 공범 7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천안 동남구에 인터넷 PC방을 운영하며 게임머니를 충전해주며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불법환전해주는 수법으로 1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조사결과 D씨 등은 게임머니를 충전해 주고 인터넷 접속으로 도박방을 알선하며 판돈의 10%를 수수료로 챙겼다. D씨는 또 5월 7일 오후 10시 30분께는 천안 동남구 원성동의 한 식당에서 친구의 부탁을 받고 E(24)씨를 협박해 BMW 차량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D씨는 “돈을 갚으면 차를 돌려주겠다”며 채무변제각서를 강요하며 범행을 저질렀다.

양철민 충남청 광역수사대장은 “경기 불황으로 조직폭력배가 이권에 개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불법게임장 등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