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창조경제와 격물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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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창조경제와 격물치지

[목요세평]김원배 목원대 총장

  • 승인 2013-07-10 14:42
  • 신문게재 2013-07-11 20면
  • 김원배 목원대 총장김원배 목원대 총장
▲ 김원배 목원대 총장
▲ 김원배 목원대 총장
'창조경제' 최근 이 단어가 세간의 관심과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새 정부의 국정목표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창조경제는 산업화시대부터 정보화시대, 그리고 지식기반경제에 이은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으로 오늘날 우리가 삶을 영위해가는 경제활동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비록 창조경제가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의 측면에서 매력적인 정책모토임은 분명하지만 그 자체를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하기에는 너무도 다양하고 복잡한 요소와 작용의 산물이기에 오히려 격물치지의 지혜가 아쉬운 것이다.

'격물치지(格物致知)'. 필자는 이 한자성어를 '나를 포함한 사물의 본질을 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또한 본질에 대한 이해는 마음의 움직임 즉 뜻이 있는 곳을 가리키는 것일 것이다. '창조경제'가 그러하다. 실제 창조경제의 연구자들도 제각각 다양한 모습과 형태를 말하고 있고 중요한 정책대상으로서도 각 나라별로 그 범위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은 창조경제의 이야기가 우리가 이루고자하는 창조경제의 개념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서야 비로소 시작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는 국민의 행복과 희망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로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성장 동력의 정체는 미래사회의 심각한 위협요소이고 이러한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응하여 그간의 경제성장을 계속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창조경제는 필연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 정부의 창조경제 실천전략과 국정과제를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지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 모든 과정이 '창의적 인간'과 '창조 프로세스'의 혁신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란 바로 창조경제구현을 위한 인간의 활동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고 창의성(Creativity)은 변화된 사회경제구조에 혁신적으로 대처하고 미래사회 발전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성원 각자의 '격물(格物)'을 '치지(致知)'로 연결하는 중요한 덕목인 것이다. 또한 이른바 '창조 프로세스(Creative Process)'는 '관찰(Observe)', '반영(Reflect)', '실행(Make)'의 세 단계가 순환적으로 반복되는데 현상에서 도출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세부전략은 바로 구성원의 공유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결국 우리사회가 이루고자 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은 창의성의 공유라는 말이다. 국정과제의 상당수가 사회인식의 개선과 미래인재의 활동을 위한 기반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부분이다.

인간의 창의성이 국가·사회의 경제적인 부로 이어지게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창조경제의 격물치지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젊은 인재들을 가리키고 있다. 각 대학에서 열병처럼 번지고 있는 창업교육의 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새정부가 청년 창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나의 창업교육이라도 그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창업교육에서 구체적인 창업이나 영업실무는 물론이지만 오히려 혁신이나 창의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창업교육이 그 자체로 미래 인재의 창조경제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적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창업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담당교수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창업아카데미를 운영하는데 가장 큰 애로점이 무엇이냐는 필자의 질문에 뜻밖의 대답은 교육생 모집이라고 한다. 이유는 학생들의 창업교육에 대한 선입견 때문인데, 학생들의 입장에서 창업교육이 취업을 포기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는 것이다. 창업교육의 격물치지가 문제였던 것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창업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의 취업률이 대체적으로 높은 이유는 대학창업교육의 내용이 상당부분 창의적 역량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인데 정작 그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보다 체계적인 준비가 부족했던 점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응할 인재를 키우는 것이 대학의 본연적인 역할과 책임이라는 점에서 대학교육 전반에서의 창업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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