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놀이터 벤치는 노숙인이나 술꾼들이 차지할 뿐 아니라 조명등조차 어두워 범죄의 발생 우려마저 높다. 이로 인해 밤이면 아이들은 물론 놀이터 인근 주민들마저 놀이터 주변을 나다니기 불편한 형편이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대전시에는 총 596개소의 공원이 있으며 이 가운데 51.7%에 달하는 308개소가 어린이 공원 즉 어린이 놀이터다. 언제부터인지 어린이 놀이터 또는 동네 주위의 공원이 휴식과 놀이 공간이 아닌, 위험공간으로 전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시는 10월까지 구로구 개봉초등학교와 성북구 미아초등학교 일대에 어린이 안전이 확보된 놀이터 '아마존(아이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골목과 공터는 어린이들이 뛰어놀던 놀이터였던 점을 감안, 학교·학원·공원·놀이터 등으로 이어지는 어린이들의 동선을 따라 안전하게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기존의 어린이보호구역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을 둬 차량 통행속도가 시속 20㎞ 이하로 운행되며 등·하교 시간에는 차량통행이 금지된다. 놀이터에는 땅따먹기 등 놀이를 할 수 있는 '전통바닥 놀이존'도 설치된다. 학교 주변 어린이들의 이동 동선을 보다 안전하게 함은 물론 놀이터 개념까지 가미함으로써 흥미를 유발하도록 만든 서울시 공무원들의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물론 핸드폰 중독이니 게임 중독이니 하는 요즘 아이들 기호와 달리 골목과 공터를 얼마나 놀이공간으로 생각하겠나하는 의문도 앞선다. 그러나 갈수록 아이들의 흔적이 사라져가는 놀이터는 물론 등·하굣길조차 각종 위험에 노출되는 현실을 감안, 서울시의 이번 '아마존' 구상은 긍정적인 측면이 적지 않다. 대전시 또는 대전시 교육청 등 관계 기관 역시 기존의 어린이 놀이터에 대한 재발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위험공간으로 전락해버리는 놀이터를 아이들과 시민들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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