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용]아침마다 맛보는 행복과 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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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용]아침마다 맛보는 행복과 인복

[교육단상] 박종용 대전법동초 교장

  • 승인 2013-07-09 14:03
  • 신문게재 2013-07-10 20면
  • 박종용 대전법동초 교장박종용 대전법동초 교장
▲ 박종용 대전법동초 교장
▲ 박종용 대전법동초 교장
지난달 18일, 강원도 속초에서 열린 'KBL총재배 어린이 농구대회'에 다녀왔다. 우리 학교 농구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장익수 감독을 비롯해 박광호 코치와 선수들이 무척 아쉬워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필자의 마음도 안타까웠다. 선수들을 격려한 후 대전으로 돌아오는 내내 빗줄기가 쏟아졌다. 이튿날 출근했더니 내년 6월에 정년퇴직하시는 김지호 주무관님이 교장실에 화분을 들여놓고 있었다. 전날 퇴근하면서 화분을 밖으로 내어 밤새 비를 맞혔다고 했다. 김 주무관님은 매사 이렇게 성실하시다. 하루는 울창한 나뭇가지를 전지하기 위해 전문가를 알아보라고 했더니, 필자가 출장가거나 자리를 비울 때마다 몰래 전지를 하셨다. 자칫하다 사다리에서 떨어질 수 있다며 만류했지만 소용없었다. 김 주무관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 카메라를 메고 교문으로 향했다.

교문에서는 지난 4월 24일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대전경찰청 이종욱 과장님을 비롯하여 대덕경찰서와 송촌지구대 경찰관 5명이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여든이 넘은 마을 어르신과 선생님들 그리고 녹색어머니회원들이 동참하고, 지금은 또래조정반과 아람단 아이들까지 피켓을 들고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처음엔 경찰관들을 두려워하던 아이들이, 지금은 반갑게 다가가 꾸벅 인사할 정도가 되었다. 심지어 경찰관들과 손바닥을 마주치거나 품에 안기는 아이들도 생겼다. 경찰관들도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거나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이연옥 교무부장은 언제나 그랬듯이 쟁반에 음료를 가득 담아 한 명 한 명에게 건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돈 주고도 구경할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필자는 망원렌즈 달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대전경찰청 정용선 청장님도 우리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기념품을 전달한 후 40여 분간 캠페인을 벌였다.

대덕경찰서에서는 1교1사 결연을 맺어주었고, 법2동 조영옥 동장님은 통장협의회 회원들과 함께 아이들의 하굣길 안전을 위해 애써 주고 있다. 이렇게 여러 기관에서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도와준 덕분에 아직까지 한 건의 폭력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필자는 발길을 횡단보도로 돌렸다.

녹색어머니 회원 4명이 두 군데의 횡단보도에서 호루라기를 불며 녹색깃발을 올리고내리느라 바빴다. 가끔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량이 있어 아찔할 때도 있다. 그나마 필자가 올 3월 부임해 대덕경찰서와 대덕구청에 요청한 방지턱이 설치되어 차량의 속도가 많이 줄었다.

아침마다 담임 선생님들이 교통지도하시는 어머니들께 음료수를 건네거나 대화하는 모습이 참 정겹다.

오전 8시 40분, 필자가 교장실에서 녹색어머니 회원들과 커피타임을 갖는 시간이다. 어머니들은 사흘씩 교통지도를 하는데, 첫째날에 어머니들과 20여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얻어 학교 경영에 반영할 때도 있다.

커피타임 후 어머니들께 건넨 필자의 명함은, 학교책임자와 학부모의 소통을 쉽게 만들뿐 아니라 학교폭력 사태를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이렇게 필자가 인복(人福)을 누리며 즐기는 동안에 최영순 교감과 조영미 행정실장은 교직원들을 지원하거나 의견을 조율하여 일을 척척 해결한다.

말이 필요 없다. 내년 2월과 8월에 정년퇴직하시는 허윤, 김일선 선생님은 행사 때마다 가장 먼저 참석하시며 후배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여럿이 함께 가라고 했던가? 아침마다 행복과 인복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법동 교육가족이 그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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