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외국인학교 설립 '가시밭길'…충남도-교육청 실무협상 돌입

재정충당 요건 등 의견충돌 예상

충남외국인학교 설립을 놓고 충남도와 도교육청이 본격적인 실무협상에 돌입하면서 기싸움이 예상된다. 학교설립에 관한 원칙적인 수준에는 합의했으나, 공모과정에서 논의해야할 실무협상 내용이 적지 않아서다.

8일 도와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외국인 자녀에 대한 교육환경 개선과 외국인투자기업의 정주여건 조성을 위해 2017년 8월 개교를 목표로 충남외국인학교 설립을 추진중이다.

학교 부지면적은 외국인학교 및 외국인 유치원 설립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라 1만4040㎡ 이상 확보할 방침이며, 정원 및 학급수는 유치원 40명 3학급, 초등학교 80명 4학급, 중학교 40명 2학급, 고등학교 40명 2학급 등으로 구성된다.

사업비는 부지비용 60억원과 건축비 240억원 등 모두 300억원이 투입된다. 재원마련은 국비 69억원, 도비와 시군비 각각 85억5000만원, 자부담 60억원 등으로 확보한다.

학교입지 대상은 도내 15개 시군이며, 설립·운영 주체는 초·중등교육법에 의한 외국인이나 비영리 외국법인, 사립학교법에 따라 설립된 학교법인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도는 9월말까지 공개모집을 통해 외국인학교 설립 신청서를 접수받아 10월중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열어 학교 입지와 운영주체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달부터 시작되는 도와 도교육청의 실무협상이 쉽지 않아 보인다. 외국인학교 설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재정 충당 요건과 내·외국인 수용 지표 등을 공모과정에서 서로 협의를 끝내야 하는데, 의견충돌 가능성이 제기 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에선 현재 30%로 돼있는 내국인 비율을 50%까지 상향조정하기 위해선 교육규칙을 바꿔야 할뿐더러 일반학교로 전락할 수 있어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실무적인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부적격자의 선정을 막기 위해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쟁점사항 협의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사회적 이슈화된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례를 막기 위해서도 관련 규정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부정입학 방지대책을 지난 3일 발표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9월까지 서류 접수를 마치고 10월에 입지와 운영주체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외국인학교 설립과 관련해 도교육청과는 어느 정도 협의가 완료됐다. 서로 역할에 충실하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