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무]포장이 좋아야 지갑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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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무]포장이 좋아야 지갑이 열린다

[경제칼럼]조병무 소상공인협업화컨설팅지원단장·경영학박사

  • 승인 2013-07-08 14:08
  • 신문게재 2013-07-09 21면
  • 조병무 소상공인협업화컨설팅지원단장조병무 소상공인협업화컨설팅지원단장
▲ 조병무 소상공인협업화컨설팅지원단장
▲ 조병무 소상공인협업화컨설팅지원단장
요즈음 하늘나라 인사관리가 한국사람 때문에 엉망이 되었다고 한다. 원판대조 불가로 모두 고쳤기 때문이다. 성형중독자까지 생겨날 정도니 이해가 되는 유머다. 특히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은 면접에서 후한 점수를 받기 위해 이젠 성형이 필수라고 한다. 아연실색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호감을 사기가 쉽고 자긍심 또한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모에 반해 결혼한 어떤 사람이 아기를 낳자 아이 얼굴이 영 아니어서 부인의 행실을 의심하고 추궁하자 부인이 결백을 주장하여 할 수 없이 뒷조사를 시켜 알아본 결과 얼굴을 고친 원인으로 밝혀져 오해를 풀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망할 세상이 왔다고 곱지 않은 눈초리로 세상을 탓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사람들의 욕구가 자연 외모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고 또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자의든 타의든 외모에 많은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가 고급의상실에 허름한 옷을 입고 갔을 때 그녀를 무시하던 종업원이 며칠 뒤 고급 옷을 입고 다시 가자 이전과는 달리 깍듯하게 대우하는 장면이 나온다. 종업원이 옷차림으로 사람을 판단했다는 이야기로 이런 일은 우리사회에서 다반사다. 어느 사장이 갑자기 차량에 문제가 생겨 집안에 있던 경차를 타고 호텔에 가니 주차도 못하게 하더라는 웃지 못 할 이야기가 있다. 다분히 문제가 있지만 현실이다. 사람의 생활도 이러한데 음식이나 물건에 있어서는 어떠할까.

보릿고개가 있던 시대의 음식점은 양이 절대적이다. 많이 주는 음식점이 최고다. 지금은 어떠한가. 맛은 기본이다. 종업원의 친절도 기본이다.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 수준 있는 음악도 필요하고 그릇도 예술적이어야 감동을 한다.

의류매장은 어떠할까. 옛날에는 오래만 입을 수 있으면 최고였다. 그래서 한때 나일론이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떨어져서 입지 않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 유행과 거리가 멀어져 입지 않는다. 때문에 손님의 마음을 빼앗으려면 디스플레이부터 잘해야 한다. 그리고 포장도 신경을 써야한다. 좀 싸게 해준다고 싸구려 봉투에다 담아주면 손님이 고마워할까. 그렇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 인테리어가 경쟁력이고 포장이 판매를 좌우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다. 같은 조건에서 보기 좋은 떡으로 손이 가는 것은 자연스런 이치다.

Y 시의 한식당. 이 집의 그릇들은 모두 명장이 구운 도자기와 방짜(유기) 그릇이다.

이 집의 특색은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가 여간 아니다.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의 모양이 독특하고 깔끔하다. 모두 특별 제작한 것이니 눈길을 끈다. 수준 있는 손님들이 소리 없이 늘 수밖에 없다. 이점포의 사장이 현장에서 얻은 산 경험 한 가지 “고객은 말없이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돈이 아까우면 남의 돈도 아까운 법”이라며 “진정한 고객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 반찬하나 담아내는 솜씨에서, 물건하나 담아주는 정성에서 업체는 말없이 고객으로부터 평가된다.

따라서 고객을 성공(만족)시키는 점포가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외모나 지명도 또는 학력과 같이 어떤 사람이 갖고 있는 한 가지 장점이나 매력 때문에 관찰하기 어려운 다른 성격적인 특성들도 좋게 평가되는 '후광효과(Halo Effect)'는 사업에서도 그대로 적용됨을 알 수 있다.

신문지를 쓰더라도 정성을 들이면 예술적인 포장을 만들 수 있다. 훌륭한 사업가는 바로 이점을 찾아낸다. 평범한 신문지에서 남과 다른 예술적 포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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