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재정제한대학 부작용도 생겼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재정제한대학 부작용도 생겼다

  • 승인 2013-07-03 19:01
  • 신문게재 2013-07-04 21면
정부의 재정지원 제한대학 발표를 앞둔 지역 대학들이 비상이 걸린 이유는 대학 구조조정의 핵심 절차이기 때문이다. 완화되긴 했지만 취업률이 주요 변수여서 벌써부터 신경전이 치열하다. 3년째로 접어든 이 제도가 대학의 질적 발전, 대학 교육역량 강화에 과연 어떤 도움을 줬는지 돌아보게 한다.

본말 전도도 우려된다. 예를 들자면 취업의 질은 무시되고 취업률 산정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물의를 빚은 '허위 취업', '유령 취업' 등 편법은 물론 불가능해야 한다. 고교 졸업생이 올해 64만여명에서 2024년 40만명 아래로 축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학 구조 개편이나 부실대학 정리는 불가피하다. 다른 한편, 재정 지원에 사활이 걸린 지방대는 새 정부 들어 통 큰 육성을 기대하고 있다.

어쨌든 방식이 문제다. 지방대 현실과 학과별 특성을 인정하지 않는 평가 지표, 취업률이 학생 장래보다 각종 재정 지원 사업의 핵심적인 평가 지표가 된 나머지 빚어진 부작용이 만만찮다. 학생의 전공이나 희망을 무시한 마구잡이 취업 권유가 교육역량 강화의 본래 취지는 아닐 것이다. 취업률로 대학을 서열화하는 일이 온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본의든 아니든 이 제도가 '부실대학' 낙인 찍기 외에 진정한 대학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는지를 따져보면 회의적인 반응 쪽으로 기운다. 지방대 위기감만 부추겼다는 견해까지 나온다. 예체능 학과 등 전공 현실을 도외시한 취업률 지표는 불합리하다. 최근 지역 대학의 연이은 인문학과 통폐합 역시 재정지원 제한 제도와 맞물린 부작용이다.

'대학이 직업학교인가'라는 자조적인 반응이 섞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지역 안배를 의식하다 보니 지역 대학끼리 눈치작전을 펼치는 현상 또한 안쓰럽다. 충북지역의 경우처럼 서로 경쟁할 때 하더라도 평가 준비에 함께 힘 모아 대처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따른다.

재정난과 취업난에 허덕이는 지방대에 특히 부담되는 대학평가체제는 손질을 거칠 부분이 많다. 정량 지표와 순위 중심의 평가, 1년 단위 단기 평가로 취업률 등 소수 지표에 집착하는 부작용은 지난주 대학총장 세미나에서도 지적됐다. 만약 대학평가 시스템으로 대학의 다양성이 붕괴된다든지 대학의 본질적 기능이 경시될 때는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