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휴가를 준비하는 상황 또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얇은 지갑 사정을 고려해 먹거리 등 대부분을 준비해가는 알뜰 피서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해외로 떠날 준비를 하는 여행객도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 성수기 패키지 상품 예약률이 업체마다 지난해보다 20~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동남아 지역이나 일본, 중국 등 가까운 곳이 대부분이지만 미주와 유럽 지역을 찾는 여행객도 적지 않다는 게 여행업체의 설명이다.
여행업체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고, 국내 피서지와 비교해 엇비슷한 비용이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해외여행객 증가는 국내 피서지의 비싼 바가지 물가도 한 몫하고 있다.
'메뚜기도 한철 장사'라고 바가지요금은 기본이고, 불친절에 비위생적인 영업이 국내 피서객들을 해외로 몰아내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직장인 A(42)씨는 “여름 휴가시즌에 맞춘 한철 장사이긴 하지만 국내 피서지 곳곳에서 바가지 요금으로 인한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느냐”며“지난해 국내 모 피서지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냈는데 해외여행에 버금가는 비용이 들어 올해는 아예 동남아 패키지 상품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올 여름 피서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여행객이 증가한 반면 얇아진 지갑 사정 탓에 최대한 비용을 줄여 국내에서 즐기려는 알뜰 피서족 또한 증가하고 있다.
대형유통업체마다 즉석밥이나 통조림, 라면 등 가공식품 매출이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캠핑족 확산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지만 먹거리를 준비해 휴가를 계획하는 알뜰 피서객들이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서해안 해수욕장의 경우 피서객 수는 2011년에 비해 늘었지만 주변 식당가의 매출은 대부분 20~30% 감소했다.
알뜰 휴가족이 늘어나면서 인근 횟집 등 식당가 이용을 자제했기 때문에 매출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이다.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은 “피서객들이 와서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는 푸념을 늘어놓을 정도다.
주부 C(43)씨는 “경제형편을 생각하면 피서가 과분하지만 먹거리 등 대부분을 준비하고, 숙박 또한 최대한 저렴한 곳을 찾아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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