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현]국민행복지수와 존재지향적 삶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고수현]국민행복지수와 존재지향적 삶

[중도춘추]고수현 금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13-07-03 14:10
  • 신문게재 2013-07-04 20면
  • 고수현 금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고수현 금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고수현 금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고수현 금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BLI, Better Life Index)는 OECD 34개 회원국과 러시아, 브라질을 포함한 36개국 중에서 2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34개 회원국 중에서 24위였으니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주거와 소득, 고용, 삶의 만족도, 안전 등 11개 생활영역을 10점 만점으로 평가한 지표에서 안전(9.1)과 시민참여(7.5), 교육(7.9) 같은 영역에서는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환경(5.3)과 일과 생활의 균형(5.0), 건강(4.9), 삶의 만족도(4.2) 등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러한 국민행복지수 개념을 가장 먼저 정책에 반영한 국가는 부탄으로 1974년부터 국민행복지수(GNH, Gross National Happiness)를 통치기준으로 삼고 있고, 행복지수의 개발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일본, 프랑스, 캐나다도 지표개발에 뛰어들었고 우리나라도 박근혜 정부가 지난 대선과정에서 '국민행복시대'를 국정운영의 기치로 내걸고 집권하였으니 정책적 관심을 보일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과거 정부에서도 국민행복지수를 개발하겠다는 정치적 언사(言辭)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며, 이미 OECD를 비롯한 주요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지표가 높지 않다는 점과 '행복'이 지극히 주관적 개념에 근거한다는 이유를 들어 실행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현 정부에서도 섣불리 정책결정을 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행복'의 개념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객관적 가치판단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종합적인 '삶의 질'은 우리나라에 적합한 객관적인 척도를 개발하면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도 있다.

즉 객관적인 행복지수를 주관적 행복지수와 동시에 발표하는 것도 적극적인 국정운영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2012년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 Gross National Income)이 2만 2708달러에 이르렀고, 인구규모도 5000만명을 초과하여 전 세계 7개국뿐인 이른바 20-50클럽에 포함되었고, 특히 대학진학률은 2008년 83.8%로 정점에 이른 후 2012년 71.3%로 저하하였지만, OECD 국가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객관적 지표로 나타낼 수 있는 부문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나 소득수준, 사회발전수준에 비해 국민행복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이유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충분히 알리고, 나아가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시대적 국정철학이 될 수 있다.

즉 지난 날 베이비부머 세대가 소유지향적인 직장과 가정을 이루는데 삶의 목적을 두었다면, 물질적 풍요시대의 주체로 살아가는 현 세대들은 존재지향적인 직장과 가정을 통하여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데 삶의 지향점을 둘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희망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대통령의 국정과제가 될 수 있다.

독일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이 그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1976)』에서 소유지향적인 삶은 소비에 편향된 삶을 추구하기 때문에 주관적 행복지수가 낮을 수밖에 없고, 존재지향적인 삶은 긍정적인 자신의 존재가치와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데에서 행복감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은 국민행복시대를 추구하는 현 정부의 국정철학에도 시사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4. aT, '가루쌀 가공식품' 할인대전 진행
  5.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1.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2.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3.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4. 사회복지법인 신영복지재단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저소득어르신에게 쌀 배분
  5. 농촌진흥청, 가을 배추·무 수급 안정화 지원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