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시약 눈감아주고 9억대 뇌물

  • 사회/교육
  • 법원/검찰

가짜시약 눈감아주고 9억대 뇌물

국립보건원 연구원 4명 덜미… 납품업체서 카드받아 명품가방·보석 구입

  • 승인 2013-07-02 17:57
  • 신문게재 2013-07-03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납품업체로부터 9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원장 조명찬) 연구원들이 대거 구속됐다.

가짜 시약이 납품되는 사실을 눈감아주고 납품업체로부터 건네받은 신용카드로 명품가방과 보석 등을 구입해 사실상 국가의 연구비가 사치품 구매에 쓰인 것이다.

대전지검 특별수사부(부장 이정호)는 2일 시약 납품과정에서 납품업체 선정과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국립보건연구원 소속 연구원들과 뇌물비용 보전을 위해 가짜시약을 납품해 대금을 가로챈 납품업체 관계자 등 모두 8명을 입건해 이 중 4명은 구속기소하고 나머지는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계약직 여성연구원인 A(31)씨와 B(29)씨는 사기와 특가법(뇌물) 혐의가 적용돼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시약 납품업체 대표 E(39)씨와 공모해 2012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납품업체가 가짜시약을 납품했음에도 실제시약을 납품한 것처럼 속여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시약대금 명목으로 합계 4억9000만원 편취했다. A씨는 E씨로부터 현금과 신용카드 등 합계 3억원, B씨는 1억원을 받았다.

A씨와 인척인 보건연구관(5급 상당) C(40)씨는 뇌물수수와 업무상 배임, 사기, 조세범처벌법 등 네 가지 혐의로 구속됐다.

C씨는 2008년부터 1년 동안 납품업체 대표 F(39)로부터 1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하고 모두 9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 또 납품업체 직원 H(37)씨와 시약을 납품받지 않았음에도 받은 것처럼 속이는 등 합계 4억5000만원 상당을 편취했다.

특히, C씨는 노로바이러스 진단 키트를 제조업체로부터 42만원에 직접 납품받을 수 있음에도 자신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거쳐 110만원에 납품하게 해 키트 한 개에 68만원씩 모두 1억9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질병관리본부에 입혔다.

이정호 특수부장은 “경쟁 입찰 절차를 무시한 시약 구매 관행, 납품과정에서의 실질적인 검수기능 부재 등 국립보건연구원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확인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강력한 단속을 펼쳐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희진·충북=박근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