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호 ETRI 홍보팀장 |
우리가 ICT 강국이다 보니 주변 국가들을 약간 경시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하지만 중국의 ICT 시장규모는 우리의 5배나 된다. 혹자는 “앞으로 삼성전자의 가장 큰 경쟁자는 애플이 아니라 중국의 '화웨이'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향에는 ICT에도 인해전술이 먹히는 모양이다. 막대한 인구를 배경으로 치고 나오는 경우가 꽤 있다. 내수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이 아프리카 및 중동시장 진출을 위해 사회간접자본 개발과 인프라 지원 등의 원조외교는 벌써 10년 전 부터 시작됐다.
또한 중요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중국 인터넷 업체로 모바일 메신저 분야의 최대강자인 '텐센트'(Tencent), 전자상거래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중인 '알리바바'(Alibaba), 검색포털로 유명한 바이두(Baidu)가 벌써 전 세계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것. 굴지의 ICT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이 모바일 빅뱅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인터넷 3대 천황'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중국은 시장만 해도 13억에 달한다. 그래서 모바일 시장만 해도 이렇듯 13억을 중심으로 SNS 서비스 시장은 물론, 동영상, 물품의 구매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즉 모바일이 기존 인터넷을 대체하는 대 혁명이 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잘 나가던 인터넷 기업들에게 그동안 중국이 수없이 구애를 해왔던 것에 비하면 이젠 역지사지로 바뀌었다. 상전벽해가 된 듯 하다. 우리의 기업들이 이젠 텐센트나 알리바바 앞에서 10년전 중국 기업들이 했던 그런 상황이 연출될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중국은 지금 모바일 혁명이 일고 있다. 이들은 거대한 중국이라는 소비시장을 기반으로 게임은 물론 포털업체, 전자상거래 등을 휘어잡고 글로벌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그것도 13억명이라는 인구 앞에서 말이다.
또 눈에 띄는 전쟁이 바로 모바일 메신저 분야다. 우리의 카카오톡이 동남아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동안 중국도 웨이신(위챗)을 앞세워 시장공략을 채비하고 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어서 NHN 일본법인은 최근 모바일 메신저 '라인'으로 한 몫 하고 있다. 정부간 협력도 한·중간 ICT협력을 가속화 하고 있다. 지난주 대통령 중국 방문과 함께 5세대 이동통신기술(5G) 협력회의 개최와 인터넷침해대응 협력을 위한 MOU 체결 등 정보통신방송분야 외교활동도 활발하다. 이렇듯 소리없는 ICT 전쟁은 흥자를 망자로 만들고 하루 아침에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세계 1위를 자부하고 있는 삼성이 차세대 먹거리 시장에 분주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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