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도보길 명칭 관리소홀… 충남·북과 '대조'

상표권 출원 단 한건도 안해 분쟁 우려

최근 걷기열풍에 힘입어 지방자치단체마다 '생태문화탐방녹색길', '스토리가흐르는녹색길', '둘레길' 등 지역의 역사 및 특성에 맞는 도보여행코스를 개발해 지역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나, 상표권 출원을 소홀히하고 있어 향후 상표권에 대한 권리분쟁이 우려되고 있다.

특허청이 지자체에서 개발 중인 도보여행코스의 명칭 약 500여개에 대한 상표권 출원현황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16개 지자체의 18개 도보여행코스 명칭에 대하여 총 115건의 상표권이 출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의 경우 '생태문화탐방녹색길', '한당골누리길', '스토리가흐르는녹색길', '둘레길' 등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나 출원은 한건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충남은 지난 2010년 이전 '솔바람길' 등 6건의 출원이 이뤄졌다.

다만 충북은 '청풍호자드락길', '함한의초록길' 등 올해까지 26건의 출원이 이뤄졌다.

특허청은 “대부분의 자치단체의 도보여행코스 명칭은 상표권(상표 및 서비스표)으로 출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향후 이에 대한 권리분쟁이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남 남해군의 경우 '남해바다의 해안을 따라 풍광을 곁에 두고 걷는 길'의 의미를 가진 '바래길'을 사용하고 있으나, 관광·운송업분야에 개인이 먼저 출원, 상표권에 대한 권리분쟁이 발생해 현재 특허법원에 계류중에 있다.

또 '제주올래길' 또는 '올래길' 의 경우 총 20건의 상표권이 출원됐으나, 제주도에서 출원한 상표권이 한 건도 없어서 향후 상표권에 대한 권리분쟁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준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각 지자체에서 개발·추진하고 있는 도보여행코스의 명칭에 대해 광관련 상품 및 서비스업 분야에 상표권을 출원해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권리를 확보하는 것만이 상표권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