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지붕없는 버스 승강장 “진땀나요”

[객원기자]지붕없는 버스 승강장 “진땀나요”

대전 전체의 31% 676곳 달해… 무더위에 승객 고충, 시설보강 시급

  • 승인 2013-06-26 21:15
  • 신문게재 2013-06-28 12면
  • 이수영 객원기자이수영 객원기자
▲ 무개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 주변에 가로수 조차 없는 상황에서 한여름 땡볕아래 버스를 기다리는 일은 고역이다 못해 노약자들은 건강까지 해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
▲ 무개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 주변에 가로수 조차 없는 상황에서 한여름 땡볕아래 버스를 기다리는 일은 고역이다 못해 노약자들은 건강까지 해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
155만 대전시민의 발인 시내버스의 승강장 중 무개 승강장이 676곳 전체의 31.7%에 달해 장마와 폭염 속에 승객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무개승강장은 지붕없는 승강장으로 기둥형태의 노선안내표만 세워져있어 비가림이나 햇볕가림이 불가능하고, 앉을 곳도 없다. 폭염 속에 무더위와 비를 피하기 위한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5월말 현재 대전시 관내 시내버스 승강장은 총 2134곳. 이중 유개승장장 1458곳 나머지 676곳(31.7%)이 무개승강장이다. 구별로는 유성구의 무개승강장이 244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동구 206곳, 서구 87곳, 중구 73곳, 대덕구 66곳의 순이다.

무개승강장은 예산 등 여러 가지 여건상 '유개' 시설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한다 해도 시내권만은 시급히 시설이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무더위 속 무개승강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면서 이에 따른 민원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 한모(65ㆍ중구 오류동)씨는 “서대전 네거리와 중도일보 승강장에서 유성 쪽으로 가는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모두 무개승강장이어서 버스 기다리기가 매우 어렵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시민 김모(44·중구 문화동)씨는 “무더위 속에 가로수 조차 없는 무개승강장에서 20분 내지 30분씩 기다리다보면, 대전시 관계자들은 이같은 승객들의 불편을 도대체 알고나 있는건지 화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다”며 “대중교통 이용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무개승강장에 대한 시설 보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내버스 차내 방송안내와 정류장 표지가 달라 승객들에게 혼선을 주는 곳도 있다.

차내 방송은 대전문학관 입구라고 나오는데 정류장표지는 홈플러스 동대전점이라고 표기되어 있는가 하면, 둔산의 한 정류장은 바로 앞 5m정도에 하이마트가 있는데 그 보다 멀리 100m 가량 떨어진 E마트를 알려주는 표지와 방송이 나오고 있다.

중앙로의 시내버스 분리승강장에는 항상 택시와 일반차량이 정차하고 있어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승객들이 정차된 차량 사이로 이러저리 뛰어다녀야 하는 형편이다. 시내버스 승강장과 건널목과의 거리가 멀은 곳도 적지 않아 시내버스 이용에 불편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 한모씨는 “시내버스 승차에 불편을 주는 요인들이 적지 않은데도 관계 당국은 '나몰라라' 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관계당국도 예산 확보 등 나름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시내버스는 시민의 발인 만큼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시설보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 관계자는 "승객들의 불편을 알기에 매년 50~60곳에 유개승강장을 설치하며 무개승강장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지만, 단계적으로 설치하다보니 순위에서 밀리는 곳들이 있고, 일부 지역은 장소가 협소해거나 상가민원이 제기되서 유개승강장을 설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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