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강유역환경청에서 열린 친환경운전왕 선발대회에 참가한 운전자들의 차량이 청사 앞을 빠져나가고 있다. |
승용차를 운전해 세종시와 청원IC까지 60㎞ 주행 후 연료소비와 급출발ㆍ급제동을 점수화하는 대회에 기자도 직접 신청서를 접수해 참가해 보았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운전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된 이 행사에는 2인 1개조의 28개 팀이 참가했다. 기자는 '5번'을 배정받았다.
이날 대회 참여차량 28대가 3분 단위로 금강유역환경청을 출발해 정해진 노선을 따라 유성 노은을 지나 세종을 향했다.
신호 바뀜과 동시에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아 빠르게 튀어나가던 운전습관은 친환경 운전왕 대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대상이다. 자동차를 출발시킬 때 2000rpm 미만을 유지하고, 처음 3초간 시속 20㎞ 정도까지 천천히 가속해야 한다는 친환경 운전의 교과서는 실천하기에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가속페달에 올려진 오른발에 자꾸 힘이 들어가는 것을 참아야 했다. 앞차와 간격이 벌어지며 가까이 다가온 뒤차를 짐짓 모른척 했다. 전조등을 깜박이거나 경적을 울리며 앞질러 가는 과속 차량에 친환경 운전에 필요한 인내심이 자꾸 요동쳤다.
그나마 유성을 빠져나와 차량 통행이 뜸한 외곽노선에서는 속도를 높이고 싶은 욕구가 치솟았다. 대부분 차량이 시속 100㎞ 가깝게 달리는 도로에서 60~70㎞ 정속운행하는 차량은 맨 끝 차선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비상등을 켜지 않으면 뒤차가 바짝 다가와 서두르라고 다그쳤다. 이렇게 세종 금남교를 거쳐 청원IC 삼거리를 지나 신탄진을 경유해 출발점인 금강유역환경청까지 도착하는 데 1시간이 걸렸다.
이날 심사위원장을 맡은 대전녹색소비자연대 윤오섭 상임대표는 “국내 전체 에너지의 20%를 교통 수송분야가 소비하고 있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친환경운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충북 청주에서 온 배상열(42)ㆍ조성애(41ㆍ여) 부부팀이 최우수 연비왕에 선발됐다.
배 씨 부부는 2700CC급 2006년식 승용차를 운전해 리터당 공인연비(9.4㎞)보다 효율을 56% 높인 14.7㎞를 주행했다. 이날 처음 친환경운전을 경험한 기자의 차량도 공인연비 13㎞(ℓ)보다 긴 16.5㎞를 주행한 것으로 측정됐다.
연비왕에 오른 배 씨는 “급가속과 정속운행을 지키며 운행한 운전습관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오늘 친환경운전을 하면서 평소에 우리가 자동차를 너무 빨리 운행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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