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열]지방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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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열]지방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 필요하다

[월요아침]김홍열 충남도의원

  • 승인 2013-06-23 13:36
  • 신문게재 2013-06-24 20면
  • 김홍열 충남도의원김홍열 충남도의원
▲ 김홍열 충남도의원
▲ 김홍열 충남도의원
1991년 지방자치제도의 부활 이후 22년간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인 지방의회의 의정환경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심의해야 할 예산은 9배 정도 늘어나 2013년도 예산이 무려 209조원에 달하고 매년 10% 정도 예산액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며 2000년부터 2012년 말까지 1301건의 중앙사무가 지방으로 이양돼 지방자치단체의 사무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방대하고 전문적인 사안에 대해 지방의원의 개인적 전문성을 높인다고 해도 혼자서 자료분석, 예산안 및 결산심사, 일반 안건심사 등 모든 의정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우나 지방의회 현실은 22년 전과 별다른 변화가 없다. 무늬만 지방자치이지 우리나라 현실은 요즘 흔히 말하는 집행부가 '갑'이고 의회가 '을'인 격으로 자율성은 전혀 없고 해당 자치단체에 종속돼 있다.

그 이유는 의회가 집행부와 똑같이 '갑'의 성격을 가지고 대등하게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도록 의원들을 뒤받침해 줄 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자치단체장이 가지고 의회를 견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이 갖고 있는 것과 너무나 대비된다.

지방자치를 하면서 의회를 두는 근본적인 이유는 집행부의 집행권을 견제해 권력분립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으로 방대한 무소불위 단체장의 권력을 도민이 선출한 도의원들로 하여금 도민들을 위해 적정히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일 것이다. 이런 검증자를 보좌하는 의회사무처 직원의 인사권을 견제받아야 할 도지사가 가지고 있으면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집행부의 눈치를 보면서 근무하는 동상이몽의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관련 중앙부처에서는 의회사무처 직원수가 적어서 인사운영이 어렵고 별도 인사권이 독립되면 공무원의 역량이 떨어질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 하고 있다. 그야말로 억지 아닌 억지논리로 일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위에서 진정한 지방자치를 원하고 있지 않은 중앙부처 및 집행부 기득권자들의 괴변적 논리이다.

그러나 권력분립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통령제하에서 입법·행정·사법부가 각각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상호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해당소속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국회는 국회의장이 행정부는 대통령이, 사법부는 대법원장이 각각 행사한다. 따라서 지방의회 사무처 직원의 인사권을 도지사가 아닌 의장에게 넘겨줘야 하는 것은 지방의원들의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모처럼 안전행정부장관이 그동안 도입여부에 대해 논란이 됐던 '광역지방의회 의원 유급보좌관제'를 전향적인 방향으로 검토해 내년 7월부터 시행하려하고 있으며 그 방안은 추후 여러 가지 의견을 반영해 공동보좌관제나 1인1명 보좌관제를 시행할 것으로 보여진다. 모든 것을 떠나서 늦게나마 크게 환영한다. 그러나 보좌관제만 실시하고 사무처 인사권 독립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의원들은 선거에 의해, 보좌관은 의원들의 추천 등에 의해 사무처 직원들은 해당 자치단체장의 임명에 의해 임용되는 그야말로 의회 내 한지붕 세가족이 동거하는 이상한 형태의 모습이 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키지 아니하기 위해서도 앞으로 우리 지방의회가 제대로된 지방의회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관대립형인 지방자치제도의 취지에 맞게 의장에게 인사권한을 부여해야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제는 지방의회가 부활된 지 20년이 넘은 성년이다. 이에 걸맞도록 의회와 집행부 사이 충실하고 건강한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고, 각종 지역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조직체계를 확보해 의정기능 강화를 통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생산적인 의회가 되기 위해 반드시 의회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 독립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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