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취업포털이 직장인 7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1.5%가 자신을 푸어족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절반 이상의 직장인이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푸어'라고 답했다.
한국리서치가 얼마 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취미가 없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난다는 것이다. 2006년 설문조사에서 '취미가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10%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9%로 늘어나 불과 6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평균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취미가 없다는 응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는 직장인만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직장인이든 주부든 자신을 푸어족으로 여길 경우 스스로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주말이나 휴일에도 취미생활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집에서 TV 또는 컴퓨터 등에 몰입하기 마련이다. 지금의 한국은 불안한 사회의 요건들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함께 빠른 고령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실버푸어 또한 풀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다. 스스로 푸어족을 자처하는 직장인에게 정부가 그저 근검절약만을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제성장의 호황기였던 지난 80년대 이후 역대 정권마다 별다른 성장동력 없이 정부 예산 쓰기에만 급급했던 것도 오늘날 푸어족을 양산하는데 한몫했기 때문이다.
푸어족이 증가하는 사회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각종 범죄의 근원이 경제문제로부터 출발하기 마련이다.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직장인들의 공금횡령 등 늘어나는 경제사범에서 우리는 푸어족 문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푸어족 신세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직장인들이 제시한 '정부 관련 제도 개선' 또는 '경제 성장' 등은 정부의 몫인 만큼 눈여겨 봐둘 사안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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