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추가검사 안해 사망, 의사 과실없다”

'전립선암 환자 간암사망' 등 잇따라 무죄선고

의료사고로 환자를 사망하게 하거나, 상해를 가한 의사들에게 잇따라 무죄가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2단독(판사 양철한)은 환자를 간암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된 충남대병원 의사 A(45)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2010년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환자(당시 78세)의 CT 촬영 및 판독을 의뢰한 결과, '피해자의 간에서 전립선암이 간으로 전이된 것으로 가진단되는 4.8㎝ 크기의 간종괴(덩어리)가 보인다' 등의 판독 결과지를 받았다.

영상의학과로부터 피해자의 간에 대해 판독 의뢰를 권고받았지만, A씨는 권고를 따르지 않고 전립선암 치료방법인 호르몬 치료만 했다. 하지만, 2011년 환자의 간종괴는 전립선 암이 전이된 것이 아니라 간암으로 확진됐고, 4개월후에 환자는 사망했다.

검찰은 암의 성격을 확인해 치료방법을 결정해야 하고, 이러한 검사를 통해 비뇨기과에서 간암의 치료가 어려운 경우 간의 치료를 담당하는 내과의사에게 협진을 의뢰해야 함에도 1년 동안 방치한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무죄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CT 판독결과는 전립선암의 간 전이가 의심된다는 것이지, 간암이 의심된다는 취지는 아닌 점, 담당의가 종합적인 정보를 판단해 진단과 치료방법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보이는 점 등으로 볼 때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전지법 형사 9단독(판사 김종근)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현대아산병원 의사 B(43세)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유성선병원에서 근무했던 B씨는 2010년 담석성 담낭염으로 입원한 환자(당시 31세)의 담낭절제술을 하다가 담낭 밑으로 담도가 지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박리수술을 해 환자의 담관을 절개해 담즙이 누출되는 상해를 입게 하고 담관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담관 손상은 수술 당시 피해자의 심한 염증과 담도 구조의 해부학적 변이로 인해 정상적인 시술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