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 청량감을 불러오려는 목적이 분명하며 실제로 그런 느낌을 받기도 한다. 특히 무더운 날 신호대기 중이면 특히 더 그렇다. 시민들을 배려한 마음이 고맙지만 어설픈 시설에는 아쉬움이 있다.
물레방아의 동력이 되는 물이 없는 위치에 있으니 전기모터로 물을 공급하는 것과 물이 흘러내리는 수로가 짧아 물이 떨어지는 위치가 맞지 않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참으로 아쉬운 것은 물은 한밭대로 방향(남쪽)으로 떨어지는데 정작 물레방아는 반대방향(북쪽)으로, 거꾸로 돌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차 안에서 동영상을 촬영했다.
실제로 물레방아는 공급되는 물의 힘으로 도는 것이 아니라 전기를 이용하여 돌고 있기에 '거꾸로 도는 물레방아'가 만들어진 것이겠지만 어린이들도 알 수 있는 과학적 상식에는 맞추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더구나 물레방아 앞에 설치된 정체불명의 석등(石燈)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21세기 대전에서는 여러 곳에 설치된 문화적 콘텐츠가 상식을 크게 벗어나거나 쓰임새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없이 모양만 내기에 급급했다고 역사에 기록될 수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임헌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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