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복]삼동장학회가 뿌리는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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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삼동장학회가 뿌리는 씨앗

[기고]김용복 대전교원 시니어직능클럽 정책실장

  • 승인 2013-06-12 14:06
  • 신문게재 2013-06-13 20면
  • 김용복 대전교원 시니어직능클럽 정책실장김용복 대전교원 시니어직능클럽 정책실장
▲ 김용복 대전교원 시니어직능클럽 정책실장
▲ 김용복 대전교원 시니어직능클럽 정책실장
지난 5월 30일 오후 7시.

대덕구 청소년수련관 체육관에서 장학금 전달식이 있었다.

우리 대안학교 검정고시반에서도 두 명의 학생이 장학금을 받게 되어 직원과 함께 참석했다. 이날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모두 34명으로 대덕구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 20명, 대전시 전역에서 선발한 특별 장학생 10명, 그리고 다문화가정 자녀 2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삼동장학회(회장 이재호)는 대덕구 청소년수련관을 운영하는 삼동청소년회가 중심이 되어 지난 2000년 12월 설립됐다. 청소년들의 도덕적 품성을 함양하고 올바른 인생관을 확립, 국가발전과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후계세대 육성과 어려운 청소년들의 장학사업을 목적으로 봄과 가을로 나눠 두 차례씩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한다.

삼동(三同)의 의미는 '진리는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 터'라는 윤리 정신이 깃들어 있다 한다.

이 장학금 전달식을 지켜보면서 장학금 수혜자 선발 방식이 다른 장학회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부분의 장학회에서는 학생을 선발할 때 성적순으로 하기 때문에 정작 장학금을 받아야 할 학생들은 못 받는 경우가 많다.

우리 기관에서 추천한 학생들은 결손 가정에, 기초생활 수급자로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벌어야 먹고 살 수 있고, 어머니의 암투병 경비를 댈 수 있기에 학교를 중도에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이들에게 성적순의 잣대를 들여대거나, 제도권 안에 있는 학생들로만 국한했다면 장학금 수혜야 말로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이들은 자라면서 결손 가정이라는 어려운 환경에서 찌들고, 먹고 살기 힘들어 밤늦게까지 시간제 일을 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여 있는 학생들이다.

특급품 바둑판은 약간 금이 간 비자목나무로 만든 것이라 한다. 금이 안 간 일반 나무로 만든 바둑판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벌어지고 휘어져 못 쓰게 되지만 비자목 나무로 만든 바둑판은 계절이 바뀌고 추위와 더위를 견디는 3~4년 동안 목공의 보살핌으로 더욱 단단해져 갈라지는 일이 없다 한다.

우리 사회에는 이렇게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학업 중도 탈락한 학생들이 부지기수로 많다. 이들 모두에게 장학금을 주어 학업을 계속시킬 수는 없다. 본인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그에 상응하는 재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처 난 비자목 나무를 골라 바둑판을 만들듯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학생들을 골라 키우면 특급품 인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대전에만도 우리와 같이 고등학교를 중도 탈락한 학생들을 데려다 검정고시를 무료로 지도해 주는 기관이 여럿 있다. 이 기관의 협조를 얻으면 가능한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춤추는 고래는 자신을 춤추게 하는 상대의 끈질긴 노력과 고통이 내면의 마음에 수 없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도 자신들이 받는 장학금이 어떻게 모금되어 지는지 알아야 한다. 어떤 기관이나 돈 많은 독지가가 수억원씩을 내놓아 마련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는 특별한 경우이다. 대부분의 장학회는 회원들이 월 1만~2만원씩 내어 모금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의 회원들 가운데는 여러분들과 같은 어려운 환경에서 모금에 동참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세상에 가장 으뜸가는 농사는 사람농사'라 하며 해마다 삼동장학회에서 뿌리는 씨앗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좋은 결실 이어가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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