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청 민원실에서 한 민원인이 구술전자민원 신청시스템으로 민원서류를 발급받고 있다. 신청서 작성 없이 담당 직원에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민원이 처리됐다. |
10일 유성구청 민원실에서 한 주민이 출입국사실증명서를 '구술전자민원 신청시스템'으로 발급받았다. 개인의 국외 출입국 기록이 담긴 사실증명서를 발급 받으려면 신청서를 본인이 작성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있다.
민원실 한쪽에 비치된 민원 신청서류에서 출입국 사실증명서 신청서를 찾은 후 신청서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발급사유 등의 정보를 일일이 기록해 담당 공무원에게 신분증과 함께 접수해야 한다. 민원 신청서에 글자나 숫자 하나가 틀려도 수정할 수 없어 서식을 처음부터 다시 작성하는 일도 있다.
유성구가 이번에 도입한 '구술전자민원 신청시스템'에서는 이러한 서류작성 과정이 모두 생략됐다. 민원인이 담당 공무원에게 신분증을 건네 본인확인을 거친 후 필요한 민원서류를 이야기하면, 민원인 자리에 설치된 모니터에 해당 서류가 출력된다. 사실증명서가 필요한 이유를 다시 이야기하면 담당 직원이 컴퓨터에 입력하고 이를 모니터를 통해 최종 확인 후 전자펜으로 서명하는 것으로 민원 발급에 필요한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민원서류를 발급받는 데 민원인이 글을 쓰지 않아도 되고, 종이는 한 장도 소요되지 않는다.
구의 구술전자민원 신청시스템에서는 주민등록 등초본이나 가족관계 증명서, 전입신고 등 민원발급업무 35종을 처리할 수 있다. 유성구는 이같은 시스템을 지난달 말 구청 민원봉사실과 진잠동, 온천1동, 노은2동, 구즉동주민센터에 각각 설치했다.
유성구청 구민봉사실 오혜림 주무관은 “글을 읽을 수 있어도 한글을 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 노약자나 결혼이주여성에게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며 “말로 전달할 수 있어 주민센터에서는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구술로 이뤄지는 민원발급 오류에 따른 책임소재를 분명히하기 위해 녹음기능을 갖추고 있고 모니터에는 보안 보호필름을 부착해 측면에서는 읽을 수 없도록 했다.
구는 노약자 및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약자가 서식작성의 어려움을 덜고 종이서식 작성 생략에 따른 사회적비용감소 효과를 검토해 '구술전자민원 신청시스템'을 확대할 예정이다.
구민봉사실 박상조 담당은 “민원인에게 눈높이를 맞춘 행정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구술 신청시스템을 대전 지자체중 처음 도입하게 됐다”며 “시행착오 없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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