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수 kt 충남고객본부장 |
간단한 행사를 마치고 충남노동조합 위원장과 함께 일하는 임직원들과 직접 어린이들이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가 오래 된 책상과 의자를 새것으로 바꿔주고 곁에 두고 오래 동안 읽을 만한 책도 선물했다. 때이른 더위가 한창인 초여름의 오후,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삼남매는 어려움 속에서도 밝고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오래 되어 곳곳이 낡은 집, 아이들의 공부방 천장은 금방이라도 내려 앉을 듯 위태롭기만 했다. 월세로 살고 있는 집이 올 여름 폭우를 어떻게 견뎌야 할지 세 아이의 할아버지는 연신 한숨만 쏟아 내셨다.
햇볕도 잘 들지 않아 한 낮인데도 어두컴컴한 집안의 분위기처럼 필자의 마음도 내내 무겁고 어두웠다. 함께 한 임직원들도 그랬는지 저마다 열심히 아이들의 공부방도 정리하고 청소도 하는 등 구슬땀을 흘렸다.
필자와 같은 대부분의 중년층이 그렇듯 우리 모두는 힘겹고 어려운 시대를 살아왔다. 6·25를 경험해보지 못한 전후 세대라는 공통점과 베이비 붐 시대에 태어나 누구보다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단단하게 단련되어졌다. 누구나 겪는 공통의 어려움이었으므로 가난은 특별한 좌절감이나 절망이라기보다는 견뎌내고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오히려 특별한 동기로 작용해 우리의 의지를 강화시켜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절대 빈곤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극빈층은 존재하며 그 속에서 빈곤의 대물림을 통한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가난은 그저 불편하고 때로는 부끄러운 것일 뿐이다.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은 더 이상 납득할 수 없는 옛날 얘기에 불과하다. 오죽하면 가난은 나라도 구제할 수 없다는 말이 생겨 났을까.
이제는 기업이 나서야 한다. 그 동안 이익창출과 끊임없는 성장 그리고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면 이제는 기업의 이윤과 가치를 국민들에게 환원해야 할 시점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 ge),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와 사회적인 책임을 뜻하는 말이다. 작년 말, 유럽은 금융위기로 큰 혼란을 겪던 중 프랑스를 시작으로 사회 고위층과 부자들이 자발적 증세를 요구하는 한편 미국에서도 버핏세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려 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함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이윤추구 활동 이외에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책임있는 활동도 함께 해야 하는데 사회공헌활동과 흔히 메세나(Mecenat)로 불리는 자선·교육·문화·체육활동 등에 대한 지원 등이 그것이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KT는 그 동안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CSR'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오고 있다. 특히 미래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사랑으로 2010년부터 전국의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벌여오고 있다.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40 여개 지역아동센터와 1:1 결연을 통해 학습환경 개선과 다양한 문화체험을 함께 하는 활동 등을 통하여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파하고 있다.
특히 전국 10 여개 회사 건물의 유휴 공간을 지역아동센터에 무상으로 제공, 이를 활용한 '꿈품센터'를 개소해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우 아동들의 교육 및 놀이 장소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 함께 하는 세상을 위한 노력은 국가뿐 아니라 기업들이 나서야 한다. 더 많은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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