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상실… 수술후 '풍요로운 삶'이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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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상실… 수술후 '풍요로운 삶'이 더 중요

[명의 인술 (名醫 仁術)]윤대성 건양대병원 외과(유방갑상선 크리닉)교수ㆍ암센터 원장

  • 승인 2013-06-10 12:59
  • 신문게재 2013-06-11 11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2008년 '콩, 유방암 억제' 논문 호응
모양유지 유방보존술 조기발견때 가능
선진국 환자사례 중심연구 '지역 대표'

▲ 윤대성 건양대병원 외과(유방갑상선 크리닉)교수ㆍ암센터 원장
▲ 윤대성 건양대병원 외과(유방갑상선 크리닉)교수ㆍ암센터 원장

“암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는 환자를 평생 같이할 인생의 동반자로 생각하면서 환자를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유방암은 여성에게 있어 단순한 암이라는 육체적인 충격뿐만 아니라 여성의 상실이라는 공포와 절망의 정신적인 위기를 안겨주기 때문에 정신적 재활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건양대병원 유방갑상선 크리닉 윤대성(52ㆍ외과) 교수는 미국의 존스홉킨스병원 유방암센터에서 유방암에 대한 연구를 수년간 진행해온 실력자다.

유방암은 환자의 유전적, 생물학적 여건을 분석해서 예후를 살펴볼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윤교수가 공부를 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유방암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지 않았고, 미국 등 선진국 환자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더욱이 해를 더할수록 국내 유방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선구자적 연구를 한 사례가 없었던만큼 윤 교수는 깊이있는 연구에 목이 말랐다.

IMF 사태가 일었던 당시 해외 연수길에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윤 교수는 과감한 선택을 하게 된다.

휴직계를 내고 살고 있던 전셋집을 처분해 연수자금을 만들었다. 윤 교수는 산부인과 전문의인 부인과 함께 미국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유학생활은 생활고를 겪을 만큼 어려웠다. 하지만, 유방암 분야에서 선구자적 연구를 하겠다는 그의 마음가짐은 꺾을 수 없었다.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그는 또 한번의 도전을 하게된다. 근무하던 서울의 병원 자리를 놓고 대전의 신생 병원이었던 건양대병원을 선택하게 된 것.

윤 교수는 “지방은 흰백지처럼 노력하는만큼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며 “주변에서 모두 말렸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건양대병원을 선택한 것을 지금까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지역에서 유방암 분야에서 손꼽히는 실력자로 자리잡고 있다. 유방암의 연구와 수술, 치료는 물론 조기발견과 예방, 그리고 정신 재활 등 유방암으로 인해 여성의 상징을 잃고 고통과 슬픔속에 빠져있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윤 교수의 연구논문들은 해외 유명저널에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으며, 2002년 39차 AACR(미국 암연구학회)에서는 '유방암에서의 유전자 불안정성'에 대한 발표로 다시 한번 그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지금도 건양대병원 명곡임상의학연구소에서 유방암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 결과 2008년에는 '콩이 유방암을 억제한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해 한국유방암학회에서 우수논문으로 선정됐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유방암의 치료와 예방의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윤 교수는 2003년 건양대병원에 유방암의 진단 및 치료에 관련된 모든 분야의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유방갑상선 크리닉'을 새롭게 열어 활동을 하고 있다. 전체 유방암 수술중 유방모양을 유지하는 유방보존술로 환자의 정신적 만족감을 높이며, 근치적 유방 전절제 후에도 유방성형을 통한 유방모양의 복원을 주도적으로 시도해 환자들에게 사랑받는 의사다.

또한 유방암 연구비 확충과 예방검사를 위한 캠페인 등 유방암의 조기발견과 예방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의 연구실에는 유방암 관련 사진만 500여 종류에 이르며, 유방암 캠페인을 상징하는 '핑크 리본' 배지를 언제나 가슴에 달고 다니면서 가는 곳마다 열심히 홍보한다.

지역사회에 핑크 리본의 정신을 퍼뜨리기 위해 각종 유방암 예방 관련 이벤트와 강좌 등을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유방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서도 수술후의 여생을 행복하고 보람있게 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자 '건유회'(건강한 유방을 위한 모임)라는 유방암 환우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유방암은 국내에서는 아직 미국 등 서양국가나 일본에 비해 발생률이 크게 높지는 않지만, 점점 서구화돼 가는 식생활 환경속에서 고칼로리, 고지방, 고단백질 섭취의 증가 등으로 그 발생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유방암은 현재 여성이 앓는 각종 암중 갑상선암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매년 암으로 유방을 절제하는 여성 환자는 국내에서만 1년에 약 1만 명에 이를 정도다.

윤 교수는 “유방암을 빨리 발견할수록 치료의 성공률이 높고 유방 전체를 잘라내지 않고 종양만 제거하는 유방보존술도 가능하다”며 “사람들의 유방암에 대한 관심과 자가검진 등 조기검진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가슴 전체를 잘라 내거나 생명을 잃는 등의 불상사도 줄어들 것”이라고 윤 교수는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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