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운교 제37대 양선모 총무원장은 '문화재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배려하는 것'이라며 수운교천단을 찾는 탐방객들이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를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
수운교 37대 양선모 총무원장은 수운교천단 옆, 지금은 단풍나무 우거진 곳에서 태어나 자랐다. 어렸을 때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깨알같이 많던 아이들은 십 리 산길을 걸어 학교에 다녔다. 1983년 '6·20국방사업'으로 마을주민들은 소개되고 수운교본부는 자운대 안에서 섬이 되었다.
수운교본부에는 지정 문화재와 등록문화재가 산재해있다. 사람들은 문화재를 보거나 금병산 등산을 하기위해 수운교 푸른 솔밭을 찾아오고 지나간 자리에 흔적을 남긴다. 이 곳에 있는 사람들만으로 이 넓은 곳을 관리하기란 벅차지만 기꺼이 이 일을 하고 있다. 여름이 되면 풀들은 사정없이 자라날 것이고 한 달 두 번의 합동작업 날이 되면 풀 베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릴 것이다.
-탐방객이 늘어날 때 가장 걱정 되는 것은 무엇인가?
수운교천단 안에서는 해설진행을 삼가거나 특히 조심해야 한다. 좁은 경내를 무심히 돌아보다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탐방객들이 함부로 사진을 찍으며 경내를 돌 때 말도 못하고 애를 태운다. 이곳에 우리는 다른 목적으로 오지만 예를 다하여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문화재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배려한다는 것이다.
-이곳에 살면 무슨 근심걱정이 있을까?
그림 같은 곳이라도 사람 사는 곳이면 근심 없는 곳도 없다. 사람과 얽혀도 초연하게 넘기고 가슴에 맺힐 말을 하지 않는다면 많은 근심도 덜 것이다. 사람 속에서 복닥거리며 살아가더라도 마음을 바르게 하고, 바른 길로 가도록 애써야 한다. 솔밭초입까지 가득 찼던 사람들도 이젠 없고 신도가 일 년마다 내는 쌀 한 말, 보리 한 말로는 수운교 살림을 꾸려가기 힘들다. 그나마 수운교천단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큰돈이 들어가는 보수 공사 때 힘이 되니 다행이다. 삶에 지쳐 앞이 혼미할 때 이곳에 와보시라. 이곳 사람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내가 짊어진 삶의 무게가 깃털같이 느껴질 것이다. 수운교천단이 빛을 받는 때가 오면 처마 아래 공포가 살아 움직이듯 우리도 힘찬 내일을 꿈꾸며 다시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수운교천단은 대전시 유성구 자운로 245번길 80-148(추목동 산40)에 위치해있으며 대전시 유형 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되있다.
김혜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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