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현장을 찾아서]대덕구 '길고양이 개체수조절사업'

[자치현장을 찾아서]대덕구 '길고양이 개체수조절사업'

9년째 중성화 시술… 일정한 개체수 유지 효과 기생충 예방접종으로 인수공통전염병 차단도

  • 승인 2013-06-04 13:58
  • 신문게재 2013-06-05 1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자치현장을 찾아서]대덕구 '길고양이 개체수조절사업'

▲ 대덕구청 공무원과 전문 포획사들이  길고양이를 포획하고 있다.
▲ 대덕구청 공무원과 전문 포획사들이 길고양이를 포획하고 있다.
지난 31일 오후 8시, 대덕구 법동의 한 주택가 골목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자동차 아래에 웅크리고 있다. 주변이 더 어두워지기를 30분쯤 기다리던 고양이는 고개를 돌려가며 통닭이 있는 상자 곁으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다. 고양이가 통닭을 입으로 물때쯤 방금 들어왔던 입구는 닫혔고, 고양이는 그대로 상자 속에 갇혔다. 이를 지켜보던 전문 포획사들이 재빨리 포획틀을 수거해 고양이를 큰 우리 속으로 옮기는 것으로 고양이 포획작전은 마무리됐다.

대전 대덕구(구청장 정용기)가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을 위해 '포획 후 중성화수술(이하 TNR)'을 9년째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덕분에 대덕구 길고양이 개체수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됐고, 다시 방사하기 전 기생충 예방접종으로 주민들에게 인수공통전염병을 옮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대덕구가 시행하는 TNR은 전문 포획사가 길고양이를 포획 후 지정 동물병원에 인계하면, 중성화 수술 후 회복기를 거쳐 처음 포획됐던 위치에 다시 방사하는 것이다. 길고양이 한 마리가 1년에 2~3회 임신하고 1회 평균 3~5마리까지 새끼를 낳아 번식력이 강하다. 게다가 움직임이 날렵하고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가지고 일반인이 포획할 수 없어 길고양이는 천적이 없는 상태다. 개체 수가 급증한 길고양이는 야간에 쓰레기봉투를 훼손하거나 발정기 고양이 울음소리로 수면방해를 초래하고 후미진 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고양이 때문에 교통사고 위험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길고양이를 잡아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전문 기술이 없거나 예산의 문제로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상황이다.

▲ 길고양이 중성화 시술 모습.
▲ 길고양이 중성화 시술 모습.
대덕구는 이같은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길고양이 중성화수술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길고양이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5월부터 11월 말까지 골목에 먹이가 든 포획틀을 놓아 고양이를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전문 포획사에 의해 포획된 길고양이는 곧바로 신탄진의 지정 동물병원으로 보내져 암컷은 난소자궁적출술을 받고 수컷은 고환적출술을 거쳐 중성화된다. 1주일간의 회복기를 거쳐 기생충 예방접종 후 원래 있던 골목에 다시 방사한다.

대덕구 경제팀 엄명호 담당은 “길고양이 대부분 영양이 좋지 않고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새끼들의 생존률은 낮고, 어미도 출산 후 영양부족으로 죽기도 한다”며 “도시에서 길고양이가 사람과 공존하려면 개체수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하는데 중성화수술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이후 대덕구가 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 후 다시 방생한 개체 수가 1546마리에 달한다. 2005년부터 매년 150~200마리씩 꾸준히 중성화수술을 시행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충남대병원과 협약을 맺어 대덕구가 포획한 고양이의 전염성바이러스와 톡소플라즈마 원충에 대한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양이와 사람 사이 인수공통전염병 관계를 분석할 예정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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