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스탕달의 '적과 흑'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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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스탕달의 '적과 흑' 이야기(1)

[법률이야기]김형태 변호사

  • 승인 2013-06-03 14:53
  • 신문게재 2013-06-04 20면
  • 김형태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김형태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이 소설의 배경은 19세기 중엽 프랑스의 나폴레옹 몰락 후 왕정복고 시대로 뛰어난 능력과 야심을 가졌지만 비천한 신분이라는 사회적 제약 때문에 끝내 좌절했던 젊은이의 이야기다. 오늘날에도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나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한 이야기는 소설에서나 드라마에서 감초처럼 등장하는 소재이긴 하다.

그 무렵은 프랑스 혁명 이후 시대로서 사회적으로 이러한 신분상승의 기대감이 커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왕정복고 시대였던 만큼 신분제도에 관한 한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특히 신분이 낮은 젊은이들은 나폴레옹의 영향을 받아 군인으로서 장군이 되거나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가톨릭 신부가 되는 길이 바로 출세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시대였다. 이 소설의 주인공 줄리앙 소렐 역시 나폴레옹과 같은 인물이 되는 것을 꿈꾸었지만 당시에는 전쟁이 없는 시대여서 장군으로서 출세하기 쉽지 않음을 알고 그의 선생이었던 셀랑 사제의 영향을 받아 신부로서 출세하기 위하여 라틴어로 성경을 배우게 된다.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신분적으로 낮은 목재상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성질 고약한 아버지 밑에서 제재소의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구박을 받으면서 자란다.

그러나 그에게는 놀라운 기억력을 지니고 있었는데 한 번 보면 모두 외워버리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라틴어로 된 성경을 모두 외우고 있었는데 그로 인하여 그가 살고 있던 베리에르시 시장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된다. 여기에서 시장의 부인이었던 레날 부인과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진다. 야심에 찬 젊은이였지만 전혀 세상 경험이 없는 주인공은 레날 부인 앞에 어설프게 나타난다. 원래 레날 부인은 집에서 자신의 아이만을 생각하며 키우고 있는 조용한 부인이었다. 그래서 그의 남편인 시장이 가정교사를 들인다는 말에 엄격한 신부와 같은 가정교사를 상상하며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자신 앞에 나타난 주인공은 잘 생긴 소년 같은 인상이었을 뿐 아니라 수줍어하듯 쭈뼛쭈뼛하는 주인공의 행동을 보면서 자신이 두려워 한 것에 대하여 어이없어 하면서 웃게 된다. 이 웃음이 주인공에게는 자신을 비웃는 듯한 인상을 받은 것이다. 줄리앙 소렐에게는 이 일로 인하여 레날부인을 정복해야 한다는 비뚤어진 목표를 세우게 된다. 전쟁터는 아니지만 마치 자신이 정복자 나폴레옹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반면 레날 부인으로서는 두려움에 대한 반동이었는지 오히려 인상 좋은 주인공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가까운 사람처럼 여기게 된다. 이처럼 상반된 감정을 가지게 된 두 사람은 아이의 교육을 둘러쌓고 급격히 가까워지게 되고 결국 주인공은 베리에르 시장이 출장간 사이에 레날 부인의 방으로 침입해 들어간다. 이 사건으로 인해 레날 부인은 자신의 행동에 절망하며 깊은 죄의식에 빠지게 된다. 이후 주인공은 하인의 밀고로 가정교사에서 쫓겨나게 되지만 선생이었던 셀랑 사제의 추천으로 신학교에 들어간다. 주인공은 신학교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이면서 교장의 추천으로 프랑스 대 귀족 라몰후작의 비서로 채용되고 마침내 후작의 대저택으로 가게 된다. 여기에서 줄리앙 소렐은 자존심 높은 라몰 후작의 딸 마띨드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계속)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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