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헌선 대전대동초 교감·대전교총 회장 |
교정에서 만나는 학생들마다 밝은 모습으로 “바른 사람이 되겠습니다”라는 인사말과 함께 공손히 인사를 했다.
3개월 동안 학생들이 욕하거나 싸움하는 것을 한 번도 목격하지 못했다. 김호경 교장 선생님께서 부임해 3년간 실시한 실천적 인성교육의 결과라는 생각이다.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비롯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학력위주의 입시경쟁교육과 인성교육 부실'이 도마위에 오른다. 인성은 한 인간의 가치관, 태도, 행동, 인격의 요소들이 중심이 되고, 그 속에는 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바른 인성의 발달이란 세 가지 요소들이 균형있게 발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만만치 않다. 핵가족화와 물질적 풍요와 생활의 편리함 그리고 무조건적인 자유의 허용은, 방관에 가까운 자유로움을 가져다주었다.
반면에 대가족 제도에서 전승되어 내려오던 예절과 가풍이 사라졌다. 한두 명의 자녀가 집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자라고 있다. 아무래도 어른을 공경하는 예절이나 기본적인 예를 잘 익히지 못하게 된다. 이에 따라 '바른 사람이란 무엇인가, 나는 바른 사람인가?'라는 바른생활에 대한 개념 형성을 학생들 스스로 만들어 가지 못하고 있다.
정원사는 나무가 어릴 때부터 기르고자 하는 모양으로 가지를 친다. 삐뚤게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목을 덧대고 밧줄로 중심이 맞도록 꼭꼭 동여 매어준다. 햇빛은 잘 드는지, 물은 적절하게 공급되는지를 확인한다. 매일 매일 예술품처럼 심혈을 기울여서 나무를 가꾼다.
나무는 가지가 잘려나가고 부목이 덧대어지는 아픔을 느끼겠지만, 시간이 흐른 후 너무나 멋진 훌륭한 정원수가 되어 우뚝 서게 된다. 여기저기에서 필요로 하는 재목(材木)이 된다.
학생들의 훈육 또한 같은 맥락일 것이다. 학생들은 가치관, 태도, 행동, 인격 등 모든 부분에서 성장 과정에 있다. 당연히 부적절한 부분은 반드시 교정을 통해 바르게 잡아 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교육이다. 학생 인권을 너무 확대 해석하여 학생인권의 개념을 '무조건적인 자유의 허용 또는 방관'으로 잘못 인식하고 무조건 체벌을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학생들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납득을 시키고 감정에 의한 폭력이 아닌 맞춤형 체벌은 바른 인성교육을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학생들의 인성교육도 마찬가지다.
인성교육은 어릴수록 좋다. 그 인성교육의 첫걸음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아이들 인성교육의 거울은 어른이라고 했다. 예전의 학생들은 가정에서 부모님의 바른 몸가짐을 배우며 자연스럽게 인성을 싹 틔웠다. 그러나 사회 구조가 바뀌면서 학생들은 부모와 함께하는 생활이 줄어들었다. 맞벌이 하는 부모들은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잠에서 덜 깬 자녀를 독촉하여 학교로 보내고 저녁 늦게 퇴근하여 심지어는 자녀들이 잠들어 있을 때 퇴근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자녀들과 대화가 거의 없게 된다. 인성교육이 누구의 책임이라고 탓하려고 하는게 아니다. 내 아이가 잘못했을 때 다른 사람이 바르게 선도하도록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어릴 때부터 내 자녀라고 생각하여 지도한다면 좀 더 바람직한 사회가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오늘도 대동초등학교 어린이들은 하루에 수십번의 '바른사람이 되겠습니다' 인사말을 통해서 '자성예언' 인성교육을 실현하며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