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찬]사방공사(砂防工事) - 산림녹화의 뿌리

  • 문화
  •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정동찬]사방공사(砂防工事) - 산림녹화의 뿌리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 승인 2013-05-28 14:15
  • 신문게재 2013-05-29 21면
  •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
이제 온 누리가 푸름에 젖어있다. 푸름은 젊음과 활력, 열정을 상징한다. 정신을 맑게 하고 여유로움으로 자연과 하나가 된다. 여러 가지 오염물질들을 걸러내고 신선한 내음과 기운을 내뿜는다. 숲길이나 숲 속을 거닐 때 밀려오는 상쾌함은 더 비길 데가 없다. 나무들이 내뿜는 자연치유물질들의 효용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인간과 자연,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산림을 보호·보존하고 가꾸는 일에 소홀함이 없었다.

그러나 요즘도 개발로 인한 자연훼손과 산림의 보존과 보호라는 대극적인 상황은 언제나 함께 해 왔다. 한옥과 구들의 효용성이나 좋은 점들이 말해지고 있지만, 한옥을 짓거나 구들을 덥히기 위한 땔 나무인 장작을 구하는 일은 산림과 숲을 해치는 일이 된다.

종이의 효용성은 더할 나위 없지만 아마존이나 시베리아의 산림을 훼손하는 주인공이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들을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한 과학 슬기와 장치들을 수행하여 왔다. 한옥의 크기를 규제하는가 하면 구들의 설치를 금지하기도 하였다. 나무의 분별없는 훼손으로 황폐해지면 벌거숭이산이 되어 적은 비에도 흙과 모래가 무너져 내려 산사태를 맞게 되고 그 피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러한 토사와 피해를 막는 일은 산림을 복원하는 일밖에 없었다. 즉 벌거숭이산에 나무를 많이 심는 것이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곳곳에서 산불 조심과 함께 '산림녹화'라는 계몽문구를 찾아볼 수 있었다.

산림녹화를 위해 사방공사를 했다. 사방공사는 벌거숭이산을 복구하거나 보호하고 물 빠짐을 좋게 하거나 산이나 바닷가의 흙이나 모래가 빗물에 떠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나무나 떼를 심거나 돌을 쌓아 올리는 일을 말한다.

사방공사를 하는 날에는 온 마을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나와서, 소나무와 아까시나무, 오리나무, 미루나무 등을 벌거숭이산에 심어 가꾸었다. 나무를 땔감으로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아궁이를 개량해 연탄이나 새마을 보일러를 쓰도록 권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묘목을 생산하는 기술도 발달하게 되면서 이제는 아름다운 가로수길이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있다.

오늘도 도심 속에서 만나는 꽃 한 송이가 끈질긴 생명력을 대변하듯이 여러 가지 이름 모를 풀꽃과 숲 내음을 찾아 가까운 숲길을 걸으며 '사방공사', '산림녹화'의 어려웠지만 산림을 복원한다는 사명감에 뿌듯했던 기억을 되살려 보자.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