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뭐하겠노, 기분 좋~다고 소고기 사묵겠지.”
어느 방송사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다. 다른 음식도 많은데 왜 쇠고기가 소재로 쓰였을까? 일단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예전부터 뭔가 좋은 일이 있을 때 먹은 음식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1년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단속된 농식품 원산지표시 위반 적발건수는 4642건에 달한다.
원산지 거짓표시가 2731건(58.8%), 미표시가 1911건(41.2%)이며, 이는 2011년에 비해 5.8% 감소한 수치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가 1348건으로 가장 많고, 배추김치 870건, 쇠고기 866건, 쌀 492건 등의 순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유독 쇠고기 적발건수가 25.5%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2011년에 690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거짓표시 582건과 미표시 284건 등 866건이 적발됐다.
비단 쇠고기 뿐 아니라 다른 품목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적발건수는 다소 줄었을지 몰라도 부정한 방법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원산지표시 위반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수법 또한 조직화, 대형화 추세를 넘어 상당수 소규모 중소상인도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에 따르면 올해 대전과 충남, 세종지역에서 원산지표시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지난 20일 현재 286건(거짓표시 172곳, 미표시 114곳)에 달하고 있다.
2012년 406건(거짓표시 276곳, 미표시 130곳), 2011년 416(거짓표시 293곳, 미표시 123곳)건이 적발된 것을 비교했을 때 부쩍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과태료가 부과되는 원산지 미표시보다 형사처벌 받는 거짓표시가 많아 상황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방앗간을 운영하며 값싼 중국산 고춧가루를 가공해 국산으로 속여 팔거나 저렴한 캐나다산 갈비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해 판매하다 적발되는 등 곳곳에서 눈속임 행위가 단속되고 있다.
전문가들 조차 확인하기 쉽지 않아 소비자들로서는 ‘눈 뜨고 코 베인다’는 식으로 당하는 실정이다.
물론 경기침체로 먹고 살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한다지만 불법은 어디까지나 불법이기 때문에 정당화될 수 없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먹거리로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는 경시 풍조가 근절되지 않고서는 사회의 건전한 발전도 요원하기 때문이다.
충남농관원 관계자는 “수입 개방화 추세에 따라 값싼 외국 농산물이 무분별하게 수입되고, 이들 농산물이 국산으로 둔갑 판매되는 등 부정 유통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공정한 거래질서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생산농민과 소비자들도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