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거리 조성공사가 상당히 지연된데다 주차장이 수요보다 부족해 손님의 발길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년 사이 74억원이 투입된 행복의 거리 활성화는 앞으로 지자체와 상인들의 노력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대덕구 중리동주민센터에서 하나로병원네거리까지 570m에 장애없는 보행환경을 만드는 유니버설조성사업이 지난 6일 마무리됐다.
왕복 4차선이었던 도로는 2차선으로 줄었고 인도폭이 최대 5m까지 늘어 의자와 화단이 있는 걷기 좋은 길이 됐다.
전국 최초로 유니버설디자인이 적용된 거리답게 중리행복의 거리에는 턱이 없고 시야를 어지럽히던 전봇대와 전선도 모두 지하에 매설됐다.
주민 김성문(51)씨는 “전봇대가 없어지고 인도가 넓어져 거리 전체가 보기에 시원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행복의 거리를 장애물없는 환경으로 조성하는데는 31억원이 투자됐다. 문제는 행복의거리 조성공사가 마무리됐으나 상권이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상인과 지자체 사이 갈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승용차를 소유한 40~50대 주민들이 찾던 곳에 차도가 좁아지고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손님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또 전선 지중화탓에 도로를 파헤치며 진행된 공사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복잡했던 탓에 거리 전체가 쾌적해진 지금까지 상권이 회복이 되지 않는 것.
테이블 11개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는 이향지 씨는 “밤이면 좁은 도로가 상당히 복잡해져 택시도 안들어오려하는데 불법주차를 단속하면 손님이 떠나고, 그냥 두면 아얘 손님구경할 수 없다”며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20년 경험에 이런 불황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상인과 지자체의 갈등도 문제를 키운다.
유니버설거리 조성에 맞춰 구는32억원을 투입해 3곳에 주차장 70면을 조성하고 11억원을 더 들여 상가 184곳의 간판 483개를 LED간판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또 유동인구 유입을 위해 벼룩시장과 차없는 거리를 계획하고 있으나 상인들의 협조는 저조한 상태다.
구 관계자는 “관내의 다른 지역보다 중리 행복의거리에 재정적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나 상인들의 욕구에 충족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74억원이 투입된 행복의 거리 활성화에는 지자체와 상인들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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